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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찰, 6명 구속·6명 불구속

119 무전지령을 도청한 뒤 신속출동으로 각종 사고로 숨진 시신을 선점해 수십억 원을 챙긴 감청조직과 사설 구급차 운전기사, 장례 업자 등 12명이 경찰에 적발됐다.

부산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일 이 같은 혐의(통신비밀 보호법 위반)로 감청총책 A(46), 현장 출동조인 사설 구급차 출동기사 B(41), 장례업자 C(46) 씨 등 6명을 구속하고 공범 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 등은 지난 2015년 10월부터 최근까지 1년 9개월여 동안 고지대 인적이 드문 곳에 불법 감청 상황실까지 차려두고 부산 소방본부의 119 무전망을 24시간 도청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각종 변사 및 교통사고나 집 자연사 등으로 사망자가 있는 곳에 구급차를 가장 먼저 보내 시신을 선점한 뒤 장례업자 8명과 장례비를 절반씩 나눠 가진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 4개 권역으로 장례를 맡은 장의업자들은 총책에게 월 400만~1400만 원씩을 상납하기도 했다. 이들은 이 기간 하루 평균 시신 4구를 처리해 모두 3000여 건을 ‘싹쓸이’하고 45억 원의 부당이득을 취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이들은 소방본부가 사용하는 것과 같은 무전기에 안테나를 단 뒤 휴대전화 3대가량을 연결(사진)해 주간조와 야간조로 나눠 감청 상황실을 운영했다. 감청조들은 외부에서 이 휴대전화에 통화하는 방식으로 무전 내용을 도청했다. 이들은 부산 시내 전역의 119 무전 주파수를 찾아내 ‘심정지’ ‘심폐소생술’ 등의 표현이 들리면 곧바로 구급차를 현장에 보냈다.

현재 119 무전기는 여전히 아날로그 방식으로 주파수만 같으면 도청이 가능해 이들은 주파수를 계속 돌리는 방식으로 권역별 주파수를 알아냈다. 경찰은 이에 따라 소방본부에 도청이 불가능한 디지털 기기로의 전환을 요청했다.

부산=김기현 기자 ant735@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