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넥타이 풀고 “건배”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서울 종로구 효자동 청와대 상춘재 앞에서 열린 주요 기업인과 호프 미팅에서 참석 기업인들과 건배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박정원 두산 회장, 금춘수 한화 부회장, 문 대통령, 구본준 LG 부회장, 손경식 CJ 회장, 권오준 포스코 회장, 함영준 오뚜기 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뉴시스

주 68시간→52시간 法개정안
31일 환노위 소위서 본격 심의

與, 행정해석폐지 등 관철 의지
보수 야당 “제도보완해야 합의”

기업 “지금도 노동생산성 낮아
최저임금 이어 中企 최대피해”

정부·여당이 최저임금 인상과 함께 문재인 대통령의 노동 관련 핵심 대선 공약인 근로시간 단축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대선 전인 지난 3월 여야 간 원칙적 합의가 이뤄졌다며 오는 9월 시작되는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관련 법안을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자유한국당과 재계는 근로시간 단축에 대한 제도적 완충 장치를 요구하고 있어 향후 여야 협상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28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따르면, 여야는 오늘 31일 고용노동소위원회를 열어 주당 근로시간을 최장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줄이는 내용을 골자로 한 근로기준법 일부개정안을 심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환노위 민주당 간사인 한정애 의원은 이날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더 이상 근로시간 단축을 늦출 수 없다”며 “‘주당 근로시간 52시간’이라는 큰 줄기를 가지고 관련 법안을 최대한 빨리 처리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환노위는 지난 3월 근로시간을 52시간으로 줄이는 데 원칙적으로 합의했지만 △휴일근로 할증률 △탄력근로제 확대 여부 △300인 이하 사업장에 대한 8시간 특별연장근로 4년간 허용 여부 등 3대 쟁점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특히 휴일근로에 대해 추가 임금을 지급하는 휴일근로 할증률과 관련해 재계가 우려를 표하면서 협상이 결렬됐었다. 환노위 바른정당 간사인 하태경 의원은 “재계에서는 인건비 상승 우려 때문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고 전했다.

민주당은 여야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 고용노동부 행정해석을 폐기해서라도 2018년부터 근로시간 단축에 들어가겠다는 태세다. 주당 최대 근로시간을 68시간으로 해석한 행정해석을 폐기하면 법 개정 전이라도 근로시간 단축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환노위 한국당 간사인 임이자 의원은 “(근로시간 단축을 너무 서두르면) 중소기업은 당장 인력난에 처할 수밖에 없고, 근로자들도 임금 감소를 겪게 되는 만큼 입법 과정에서 연착륙 시간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계도 근로시간 단축의 기본 취지에 동의하면서도 “가뜩이나 인력 부족에 시달리는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폐업 사태가 속출할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선진국 절반 수준에 불과한 낮은 노동생산성, 주요국의 2배 수준인 초과근로 할증률 등을 개선하지 않은 상황에서 근로시간만 단축될 경우 최저임금 인상 등과 맞물려 단기간에 기업 부담이 과도하게 높아진다”고 지적했다.

김윤희·박효목·김남석 기자 wor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