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전문은행 한국카카오뱅크가 27일 영업을 개시했다. 케이뱅크(4월 3일)에 이어 2번째다. 모바일과 인터넷만으로 영업하는 인터넷은행 시대가 국내에도 본격화한 셈이다. 케이뱅크는 출범 70일 만에 예금·대출 목표액 1조 원을 넘어서는 성과를 이뤄냈다. 카카오뱅크의 가세로 경쟁체제까지 구축된 셈이어서 발전이 더 촉진될 것으로 기대된다. 시중은행보다 높은 예·적금 금리와 낮은 대출금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소비자들에게도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걱정도 크다. 인터넷은행의 날개를 달아줄 ‘은산(銀産)분리’ 족쇄가 채워져 있기 때문이다. 당초 인터넷은행은 산업자본이 지분 34% 또는 50%까지 보유할 수 있도록 은행법이 개정되는 걸 전제로 전략을 짰다. 그런데 아직도 법 개정이 안 돼 ‘산업자본의 지분소유 한도 10%(의결권은 4%)’에 묶여 꼼짝 못하고 있다. 급기야 자본력으로 급증하는 대출을 감당할 수 없던 케이뱅크가 7월부터 직장인 대출을 잠정 중단했다. 국제적 망신이다. 현재 이 규제를 풀어줄 법안들이 국회에 제출돼 있으나 아직도 감감무소식이다. 여당 내 반대 기류가 강하다니 한숨이 나올 뿐이다.

인터넷은행은 4차 산업혁명의 대표적 영역이다. 그 핵심이 은행업과 정보기술(IT) 결합을 통한 혁신과 경쟁이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을 외쳐대면서 은산분리를 계속 고집하는 건 자가당착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인터넷은행은 은산분리의 취지를 저해할 가능성이 낮다”며 은산분리 시정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젠 말이 아닌 실천에 나설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