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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개봉작 오프닝 신기록
‘미이라’ 87만 기록 갈아치워

상영관 2027곳 확보 지적에
CGV “좌석점유율로 평가를”

배우 황정민·소지섭·송중기가 주연을 맡은 영화 ‘군함도’(감독 류승완·사진)가 스크린 독점 논란 속에서 역대 개봉 영화 오프닝 흥행 신기록을 수립했다.

26일 베일을 벗은 ‘군함도’는 97만 516명(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기준)을 동원해 지난 6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미이라’(87만2965명)가 세운 기록을 갈아치웠다. 누적 관객수는 사전 시사회로 ‘군함도’를 본 관객을 포함해 99만1975명. 한국 영화 중 역대 최고 오프닝 성적은 ‘부산행’(2016년)이 보유한 87만263명이었다.

‘군함도’의 성과가 스크린 독점을 거름 삼아 일군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개봉 당일 ‘군함도’는 전국 2027개 스크린에서 1만174회 상영됐다. 지난해 ‘캡틴 아메리카:시빌워’가 1991개 상영관에서 걸린 것을 뛰어넘는 수치다. 전국의 전체 상영관이 2500여 개인데 2027개 관을 확보한 ‘군함도’의 스크린 점유율이 37% 수준인 것은 하나의 상영관에서 하루 동안 여러 편의 영화를 트는 교차상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반면 단순히 상영관 수가 아니라 좌석점유율로 평가해야 하는 반박도 있다. 이 날 ‘군함도’의 좌석점유율은 52.8%로 최근 한 달 내 개봉된 영화 중 가장 높다. 같은 날 개봉돼 810개 상영관을 확보한 ‘슈퍼배드3’가 47.7%로 2위다. 지난주 개봉돼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던 ‘덩케르크’의 좌석점유율은 28.9%로 하락했다.

쉽게 설명하면, ‘군함도’를 상영하는 1000좌석 중 528좌석에 관객이 앉은 반면 ‘덩케르크’는 289좌석만 찼단 의미다. 공석률을 고려했을 때 ‘군함도’를 상영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판단이었던 셈이다. CJ CGV 측은 “좌석점유율 기준으로 관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영화에 더 많은 상영관을 배정한다”며 “그런 면에서 ‘군함도’에 상영관을 내준 것은 경제적 선택이었다”고 밝혔다.

스크린 독점 논란은 다음 주가 분수령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군함도’의 경쟁작인 ‘택시운전사’(감독 장훈)가 8월2일 상영을 시작해 극장가를 양분할 것으로 예상된다. ‘군함도’의 투자배급사인 CJ E&M의 계열사인 CJ CGV가 좌석점유율을 고려하지 않고 ‘군함도’에 상영관을 몰아준다면 여론의 집중포화를 맞을 수밖에 없다. 반면 주말 사이 ‘군함도’를 본 관객들의 입소문을 타고 높은 좌석점유율이 유지된다면 ‘택시운전사’는 선점 효과를 누리고 있는 ‘군함도’로부터 상영관을 뺏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