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검찰‘흔적 지우기’로 시동
법무부 脫검찰화·검사장 감축
특수부·공안부 축소 가능성도

문무일 검찰총장의 임명을 계기로 본격화될 문재인 정부의 검찰개혁은 이르면 26일 있을 검찰 간부에 대한 인사에서부터 윤곽이 드러난다. 또 한 번의 ‘인사 태풍’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청산 대상으로 지목한 ‘정치검찰’의 흔적을 지우고 전면적인 인적 쇄신을 단행한 뒤 법무부의 탈(脫)검찰화, 검사장 감축, 특수부 축소 등 조직 개편의 시스템 개혁으로 이어갈 전망이다.

이번 검사장급 이상 인사는 규모나 성격 측면에서 또 한 번의 파격 인사가 예고돼왔다. 현재 비어있는 고검장급, 검사장급 자리 수를 볼 때 이번에는 대규모 인사라는 점이 추가됐다.

법조계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 들어 산발적으로 이뤄진 검찰 인사는 대부분 검찰 안팎의 예상을 뛰어넘었던 연장선상에서 보면 된다”고 평가했다. 일단 봉욱 대검 차장, 김강욱 대전고검장(이상 사법연수원 19기), 이금로 법무부 차관(20기) 외 다섯 자리가 비어있는 고검장급에는 전례 없는 기수파괴가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레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인사나 지난 정권에서 논란이 될 만한 사건을 수사했던 검사의 경우 한직으로 배치되고 새로운 인물이 ‘실세’로 떠오르는 등의 ‘주류 교체’도 이번 인사에서 예고된 특징 중 하나다. 이미 문 대통령이 ‘정치검찰’을 강도 높게 비판함으로써 이 같은 인적 쇄신 작업에 힘을 실어줬다는 평이다.

법무부의 탈 검찰화도 검찰 인사와 맞물려 진행되고 있다. 인사를 통한 탈 검찰화가 가속화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미 법무부 내 7개 실·국·본부장 중 검찰국장 외 6개 자리는 비(非)검찰 출신도 맡을 수 있도록 규정을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특수부와 공안부의 축소 등 검찰 내 조직 개편도 수면 위로 떠오를 전망이다. 특수부는 검·경 수사권 분리,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도입 등 검찰개혁 과제와 맞물려 축소가 불가피한 기류다. 인사 과정에서 특수부 인력을 줄이며 자연스레 조직 개편도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공안부 역시 비슷한 방식으로 축소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