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법제화 사례

첨단 운전자 보조시스템(ADAS)에 관심을 갖는 것은 한국뿐이 아니다. 미국과 유럽 등에서는 ADAS의 사고 예방 효과가 입증되면서 이를 법제화하거나 지원을 통해 보급에 나서고 있다.

미국 정부는 오는 2018년 5월부터 1만 파운드(약 4.5t) 이하의 모든 신차에 후방감지 카메라 장착을 의무화한다. 이는 ADAS를 장착하면 승용차의 경우 93.7%, 상용차는 82.3%의 교통 사망 사고를 줄일 수 있다는 미국연방교통안전위원회(NTBS)의 발표에 따른 것이다. 이스라엘 정부는 2012년 이후 생산된 3.5t 이상 차량을 대상으로 ADAS 장착 의무화 법안을 시행했고, 중국도 자국 내에서 운행하는 전장 11m 이상 버스와 대형 트럭의 ADAS 장착을 의무화하는 새 법안 ‘GB7258’을 발효할 예정이다. 중국 교통부는 2015년 300대의 버스와 트럭에 ADAS를 장착해 실시한 연구 사업에서 교통사고 방지 효과를 검증했다. 유럽 의회는 2015년 4분기부터 전체 차량에 전방 추돌 경고장치(FCWS)와 차선 유지 지원시스템(LKAS)을 안전도 평가에 반드시 포함하도록 했다. 네덜란드 교통부가 2008년 트럭 2400대를 대상으로 8개월 동안 7700만 ㎞를 주행하는 연구용역사업을 진행한 결과, ADAS를 장착하지 않은 400대에서는 5건의 사고가 발생했지만, ADAS를 장착한 2000대에서는 단 한 건의 사고도 발생하지 않았다.

보험 혜택 등을 통해 ADAS 장착을 지원하는 경우도 있다. 미국 보험사들은 일부 ADAS 제품을 장착한 차량에 대해 보험료를 할인해 주고 있으며, 유럽, 중국, 싱가포르, 멕시코 등 세계 각국의 보험사들도 ADAS 장착 차량에 대한 보험 할인을 추진하고 있다. 일부 국가에서는 ADAS의 빅데이터를 활용해 교통사고 ‘제로’를 구현하는 프로젝트를 실시하고 있다. 미국, 영국, 독일의 지방자치단체와 통신사들은 세계 최대 ADAS 업체인 모빌아이와 ‘스마트 시티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들은 모빌아이의 ADAS인 ‘실드 플러스’에 클라우드 기술을 결합해 빅데이터를 분석하고 도시 의사결정권자들이 더욱 안전한 도시 환경을 구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