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기중 해외출장 심사위 마련
싸늘해진 여론에 당 기강잡기

더불어민주당 충북도당위원회(위원장 오제세 의원)는 25일 도당 윤리심판위원회를 열고 최악의 수해 속에 유럽 연수를 떠나 물의를 빚은 최병윤 도의원에 대해 제명 결정을 내릴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자유한국당이 최 의원과 함께 연수를 떠났던 자당 소속 김학철·박한범·박봉순 도의원을 제명한 바 있다.

민주당 충북도당 윤리심판위는 이날 오전 회의를 열고 최 도의원에 대한 징계 수위를 논의했다. 당 일각에서는 “제명은 너무 과한 징계”라는 주장도 제기됐으나 싸늘한 국민 여론, 한국당과의 형평성 등을 고려해 제명 쪽으로 의견이 모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오 위원장은 회의 전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번 유럽 연수에 대한 국민의 실망감이 큰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중징계를 피할 수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민주당 시도당 윤리심판위의 징계는 상무위 의결을 거쳐 확정되며, 이에 불복할 경우 7일 이내에 중앙당 윤리심판원에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

민주당은 이와 함께 추가경정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일어난 국회 본회의 의결 정족수 미달 사태와 관련, 당 차원에서 ‘회기 중 해외 출장 승인 심사기구’를 마련해 의원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방침이다. 본회의에 불참한 의원 26명에 대해서는 경위를 파악해 징계 수위를 결정하는 것과는 별개로 제도적 개선책도 마련키로 한 것이다.

원내 핵심 관계자는 “의원들 중 국외활동 신고서만 내고 원내 지도부와 상의 없이 외국에 가거나 신고서도 제출하지 않고 떠나는 경우도 많다”며 “회기 중에는 국회 활동에 집중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불가피하게 외국에 가야 할 경우에는 꼭 필요한 일인지, 그 시점에 가야 할 일인지 심사하는 기구를 만들어 승인을 받은 뒤 출국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당 일각에서는 “국회의원의 활동을 당 지도부가 제약하려는 것은 지나친 처사”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으나, 당 지도부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이 ‘수해 외유’와 ‘추경 외유’에 대해 속전속결식 대응에 나선 이유는 지지층 및 국민 여론이 무시할 수 없을 만큼 싸늘해졌다는 판단 때문이다.

실제로 추미애 대표 등 당 지도부의 SNS 페이지에는 “집안 단속부터 해라”, “여당 대표와 원내대표의 지도력 상실이다”는 식의 비판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추경과 정부조직법을 가까스로 처리했음에도 오히려 비난만 받고 있다”며 “기강을 다잡고 당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효목 기자 soarup6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