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주 더불어민주당 의원(議員)이 23일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됨으로써 새 정부 출범 2개월 반 만에 조각(組閣)이 완성 단계에 접어들었다. 이번 정부조직법 개편에 따라 신설되는 중소벤처기업부의 장관을 제외하면, 국무총리 및 17명의 장관(국무위원) 중 현역 의원만 5명이다. 이낙연 국무총리, 김상곤 교육부 장관, 김영록 농림부 장관 등 선출직·의원 출신까지 합하면 절반에 육박한다.

의원 및 선출직 출신들의 적격·부적격 문제를 떠나 행정부 내에서 너무 비중이 크다. 이는 대통령중심제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 필수적인 ‘3권 분립’을 위협할 수준이다. 대통령제 국가에서는 의원·장관의 겸직은 원칙적으로 허용하지 않는 것이 옳다. 행정부를 견제해야 할 입법부의 주요 구성원이 행정부처의 장이 된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다. 미국은 겸직을 원천 금지하고 있고, 프랑스에서도 부득이한 겸직의 경우, 의원 직무와 활동을 정지시킨다. 현재 국회에는 이런 모순을 시정하기 위한 법안이 발의돼 있기도 하다.

과도한 선출직 비중에 따라 당장 우려되는 것은 ‘국정(國政)의 정치화’다. 선출직의 최대 관심은 재선이기 때문에 국가 미래를 위한 힘든 결단보다 포퓰리즘 정책을 선호하기 쉽다. 실제로 행정부처 장악력이나 전문성 등에서 문제도 많았다. 선거 때까지 적당히 문제 없이 ‘경력 관리’만 하려는 경향도 뚜렷하다. 자신의 지역구를 의식한 선심성 예산 지원 가능성도 크다. 멀리 갈 것 없이 박근혜 정부에서도 이런 폐단이 심각했다. 경제부총리까지 겸임한 최경환 의원은 공식 석상에서 성장률 문제와 관련, “당의 총선 일정 등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혀 물의를 빚기도 했다.

최근 김부겸 행자부 장관이나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의 행보에서 그럴 우려가 짚인다. 표를 의식한 정치인 출신의 목소리가 커지고 선거에 활용하면 국정은 금방 망가진다. 그러지 않아도 ‘캠프 내각’ 소리를 듣고 있다. 이젠 ‘국무회의가 민주당 최고위원회’란 얘기까지 나올 판이다. 부작용들을 방지하기 위한 정치적 노력과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