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하성용(66) 전 사장 라인’ 3인방에 대한 수사에 착수하며 비자금 조성 혐의에 대한 수사망을 좁혀가고 있다. 앞서 이모 경영지원본부장에 대한 참고인 조사를 진행했던 검찰은 이모 국내사업본부장과 공모 구매본부장을 조만간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할 것으로 21일 전해졌다. 최측근을 차례로 부르며, 검찰의 KAI 수사 1차 표적이 조직적인 비자금 조성을 통한 정·관계 로비를 벌였다고 의심되는 하 전 사장임을 명확히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부장 박찬호)는 이 경영지원본부장을 수시로 불러 KAI의 재무 상황과 인사 관리 실태를 점검할 방침이다. 압수물 분석을 통해 확보한 KAI의 경영 비리 전반을 ‘살림살이 부서’인 경영지원본부에 확인하기 위해서다. 이어 검찰은 하 전 사장의 핵심 측근으로 통하는 이 국내사업본부장과 공 구매본부장을 불러 비자금 조성 혐의를 정조준할 계획이다. 국내사업본부는 KAI의 주력상품인 ‘수리온’(국산형 기동헬기), T-50(한국형 고등훈련기) 등을 군·정부에 판매할 때 직접 계약을 챙기는 핵심 부서다. 구매본부는 KAI의 납품 전반을 관리하는 부서로 2500여 개에 달하는 협력업체가 거래 대상이다. 검찰은 ‘하성용 측근 3인방’ 중 특히 이 국내사업본부장과 공 구매본부장이 원가 부풀리기, 일감 몰아주기 등을 통한 KAI 비자금 조성의 두 축을 담당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이날 KAI 생산본부의 상무급 임원인 이모 씨에 대한 참고인 조사를 진행했다. 이 씨는 KAI의 협력업체가 몰려있는 경남 산청사업장에서 오랜 기간 근무한 인물이다. KAI의 부당한 대금 체납 요구로 법정 소송까지 벌였던 D사도 근교에 위치해 있다. 검찰은 이 씨에게 KAI의 하청업체를 통한 비자금 조성 방식을 전반적으로 물어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하성용 라인’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되면, 하 전 사장을 이르면 8월 초 소환할 것으로 보인다.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