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중국이 오는 9월 제19차 당대회를 앞두고 대대적인 업적 홍보를 진행하고 있는 대상인 시진핑 국가주석이 함부르크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독일에 도착해 전용차 탑승 전에 손을 흔들고 있다. AP연합뉴스

- 블룸버그“6개월간 2902회”집계

후진타오 집권 마지막해보다 많아
시진핑 권력 지표 가늠자 될 듯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이름과 슬로건이 중국 관영매체를 뒤덮고 있다. 올해 상반기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런민르바오(人民日報)에 게재된 시 주석 기사는 무려 2902개로,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에 비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블룸버그통신은 첸강(錢鋼) 홍콩대 뉴스미디어연구센터 주임의 분석 보고서를 인용해 이 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런민르바오에 게재된 시 주석 기사는 모두 2902개로, 후 전 주석의 집권 마지막 해 1000여 개로 집계된 후 전 주석 기사보다 훨씬 많았다. 중국 권력서열 2위인 리커창(李克强) 총리의 이름이 나온 횟수는 같은 기간 436회에 그쳤다. 첸 주임은 “시 주석처럼 이렇게 자주 신문 지면에 이름이 오른 정치인은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통신은 이 같은 보고서 내용이 오는 9월 열리는 19차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지도부 재편을 앞둔 시 주석의 권력 지표이자 중국의 미래에 대한 방향을 가늠하게 한다고 설명했다.

시 주석이 내건 구호와 정책도 런민르바오에 다수 등장했다. 시 주석 집권 첫해에는 중국의 영광을 되찾자는 ‘중궈멍(中國夢·중국의 꿈)’이 많이 언급됐다. 지난 5월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국제협력 정상포럼 이후에는 ‘일대일로’라는 구호가 6월 기준 가장 많이 등장한 정책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정부 자유화 관련 용어의 사용은 줄었다. 정치체제 개혁과 당내 민주화 단어 사용 횟수는 후 전 주석 집권 마지막 해부터 줄어들어, 지난 2015년에는 언급 횟수가 14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입헌정치는 현재 정치 체제의 바람직하지 않은 대안이라고 보고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됐다. 이 밖에 시 주석 집권 이후 △계급투쟁 △반사회주의 △외세 영향 등 과거 정치적 혼란과 관련한 문구가 다시 등장해 지난 4년간 런민르바오 기사에서 1만133번 언급됐다. 이는 전임 정권 같은 기간에 비해 19% 증가한 것이다. 또 시 주석 집권 기간 마오쩌둥(毛澤東)의 언급 횟수는 늘어 덩샤오핑(鄧小平) 언급 횟수보다 30% 정도 더 많았다.

중국 중앙(CC)TV는 17일부터 오후 8시 황금시간대에 시 주석의 개혁 성과를 다룬 ‘개혁은 어디까지 진행되나’라는 제목의 정치 다큐멘터리 시리즈를 방영하고 있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