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과제’ 에 겨우 한줄 걸쳐
靑·政에도 관련 전문가 적어
“주요 이슈 대응 못해” 우려도

‘이상하고, 황당한 나라!’

20일 경제 부처에 따르면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내놓은 문재인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 포함된 ‘100대 국정과제’에 국제경제·통상 분야는 100번째에 ‘보호무역주의 대응 및 전략적 경제협력 강화’ 단 한 가지밖에 없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그나마 이 과제는 경제 분야의 주요 전략이 아니라, ‘국제 협력을 주도하는 당당한 외교’라는 전략의 하부 과제로 포함돼 있다.

올가을이면 미국 재무부의 ‘반기 환율보고서’가 나오고, 미국의 정책금리 인상과 양적 완화(중앙은행의 직접적인 돈 풀기) 축소가 글로벌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 전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지만, 국제 금융에 대해서는 아예 일언반구조차 없다. 통상 문제에 대해서는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단 한 개의 과제라도 있지만, 통상을 제외한 나머지 방대한 대외 경제 이슈에 대해서는 어떤 과제도 설정돼 있지 않다.

문재인 정부가 이처럼 국제경제·금융이나 대외 경제 분야에 관심이 없는 것은 청와대와 내각의 인적 구성에서도 잘 드러난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을 제외하고는 청와대와 내각의 장·차관 중에서 국제경제·금융이나 통상 문제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전무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홍장표 청와대 경제수석 등 청와대 경제 진용에 국제경제·금융을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이 없다는 지적이고, 경제 부처에도 국제경제나 통상 이슈를 제대로 다룰 만한 사람이 없는 실정이다.

통상 주무 부처라는 산업통상자원부의 백운규 장관 후보자도 통상에는 ‘문외한’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앞으로 정부조직법이 국회를 통과하면, 통상교섭본부장(차관급)이 정부의 대외 통상을 총괄해야 하는 상황이다. 국제 금융 분야에는 최 위원장이 전문가이기는 한데, 국내 금융 이슈가 80% 이상을 차지하는 금융위원장에 임명돼 이것 역시 ‘다소 이상한 인사’라는 평이 나오고 있다.

경제 부처 관계자는 “100대 국정 과제에 국제경제·통상 분야에서는 보호무역주의와 관련 사안이 맨 끝에 단 한 건밖에 포함되지 않은 것을 보고 어이가 없었다”며 “앞으로 미국의 반기 환율보고서 등 국제 경제·금융 분야 이슈가 줄줄이 불거져 나올 텐데,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알 길이 없다”고 우려했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