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만났다. 강 장관이 취임 후 반 전 총장과 공개석상에서 회동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반 전 총장은 선배 외교부 장관 출신으로 장관직 수행과 관련된 조언을 했다.

강 장관은 이날 오전 10시 외교부 17층 접견실에서 반 전 총장과 만나 “뉴욕에서 (반 전 총장을) 모시고 10년 일하다가 완전히 바뀐 상황에서 고향에 모시듯 모실 수 있어 굉장히 좋고 한편으로는 책임감이 크다”고 말했다. 이에 반 전 총장은 “유엔을 그만두고 외교부 장관이 되니 여러 가지 좋은 일이 많은 것 같다”며 취임 축하 인사를 전했다.

반 전 총장은 강 장관이 취임 전 국회에서 인사청문회를 혹독하게 거쳤던 사실을 떠올리면서 “쇠를 달구면 달굴수록 보검이 탄생한다고 한다”며 “보검이 하나 탄생했으니 앞으로 그 보검을 우리나라 외교·안보 발전에 잘 활용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한·미 정상회담이 잘 됐고,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도 잘 했고, 안보 위기라든가 이런 것들을 불식했는데 앞으로도 한·미 간 대북관계를 조정하는 데 상당히 신경을 써야겠다”고 덧붙였다. 반 전 총장은 “장관이라는 게 혼자 하는 일이 아니고 다들 힘을 합쳐야 한다”며 함께 자리한 외교부 고위 간부들에게도 조언을 건넸다. 이날 강 장관과 반 전 총장의 회동에는 조현 2차관, 조현동 기조실장, 최종문 다자외교조정관, 오영주 장관특별보좌관 등 외교부 고위 간부들도 함께했다.

강 장관은 반 전 총장이 외교통상부 장관으로 근무하던 지난 2005∼2006년 외교통상부 국제기구정책관으로 재직하며 반 전 총장이 유엔 사무총장으로 선출되는 데 힘을 보탰다. 이후 반 전 총장이 유엔으로 건너가 총장으로 재임하던 시절에는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실(OHCHR) 부(副)판무관,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 부대표,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 사무차장보 겸 부조정관 등을 맡아 유엔 기구에서 근무했다.

김유진 기자 klu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