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반발 커지는 ‘原電중단’ 18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한국수력원자력, 전국전력노조 등 6개 원전 공기업 노조 대표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신고리 원전 5·6호기 일시 중단을 의결한 한수원 이사회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계획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原電·에너지 전문가 지적나와
임기 3개월 지나면 책임 없어

‘국민 대표’국회, 논의서 배제
“잘못된 결정땐 국민들만 피해”

신고리 5·6호기 건설 영구중단 여부 결정을 위한 공론화위원회가 구성을 완료해 본격 활동을 앞두고 있지만, 최종 결정을 내릴 시민 배심원단이 과연 책임 있는 결정을 내릴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정부가 ‘탈(脫)원전’ 정책 추진을 밝힌 가운데 절차적 정당성 확보를 위해 시민 배심원단을 앞세워 건설 중단 명분 쌓기에 나섰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지만,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는 이 같은 논의에서 배제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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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정부와 국회 등에 따르면 공론화위가 다음 주부터 3개월간 활동에 돌입하지만 공론화위원은 물론 최종 결정을 내릴 시민 배심원단도 모두 ‘비전문가’들로 구성된다. 정부는 중립성을 지키기 위해 이 같은 인사원칙을 정했지만 일반인들로 구성된 시민 배심원단이 국가에너지 정책뿐만 아니라 경제·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칠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 결정을 내리는 게 적절한지에 대해 지적이 많다. 정부가 신고리 5·6호기 건설중단 공약에 대한 책임을 면하기 위해 ‘공론화위원회’ ‘시민배심원단’이라는 수단을 끌어들인 것도 문제이지만, 이들이 한시적인 활동을 하고 해체하는 것에 더 심각한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중요한 국가 정책에 대해 결정을 내릴 때는 그에 따른 책임도 수반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시민 배심원단은 이 같은 책임에서 자유롭다.

국민의 대표인 국회가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것은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일각에선 이미 원전 찬반 이슈가 합리성·객관성이 아닌 이념·진영 논리로 맞부딪히고 있는 상황 때문에 정치인들이 배제돼야 한다는 의견도 존재하지만, 중요한 정책 결정이기에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에서 이 문제를 다루는 게 절차적으로 더 합당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원전 관련 공공기관의 한 관계자는 “국회에서 여야의 정치적 견해가 상반돼 다툼이 있겠지만 이들은 선거를 통해 국민에게 심판을 받는다”고 말했다. 야권을 중심으로 공론화위원회 추진 중단을 촉구하는 결의안이 국회에 제출되긴 했지만 여야 간 심도 있는 논쟁은 시도조차 되지 못한 상태다. 시민 배심원단의 전문성 역시 도마 위에 오른 상태다. 이번 공론화위는 신고리 5·6호기 건설의 필요성과 중기적인 에너지정책이 고려돼야 하는 ‘미시적’ 사안에 해당한다. 하지만 일반 시민단체에서 추천된 공론화위원이나 배심원은 비전문성으로 인해 미시적 사안보다는 ‘탈핵’ ‘찬핵’과 같은 방향을 더 중요하게 고려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창섭 가천대 IT에너지학과 교수는 “공론화위 활동 기간이 3개월로 비전문가가 내용을 숙지해 판단을 내리기 부족한 시간”이라며 “책임을 지지 않는 비전문가 배심원단이 이 같은 상황에서 잘못된 판단을 내리게 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고 우려했다.

박정민·박준우 기자 bohe0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