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미니스커트와 배꼽티를 입고 유적지를 활보하는 동영상으로 18일 경찰에 체포된 사우디아라비아 여성의 모습. 유튜브 캡처·연합뉴스

영상 업로드 否認에도 기소 가능성

사우디아라비아를 발칵 뒤집어 놓은 ‘미니스커트 활보’의 동영상 주인공 여성이 결국 경찰에 체포됐다. 해당 여성이 기소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여성 인권의 무덤’이라 불리는 사우디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다시 높아지면서 논란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18일 사우디 현지 언론 및 AP통신 등에 따르면, 사우디 리야드주 경찰은 18일 미니스커트를 입고 유적지를 활보하는 동영상 속 여성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이 여성은 동영상 배경인 유적지에 남성 보호자와 함께 갔지만, 자신이 해당 동영상을 올리지는 않았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의 정확한 이름과 나이는 알려지지 않았다. 사우디 경찰은 여성에 대한 기소 가능성을 검찰에 문의했다.

문제의 동영상은 SNS인 ‘스냅챗’의 한 계정에 지난 15일 게시됐다. 이 여성은 강경한 이슬람 원리주의 사상인 와하비즘이 시작된 나지드주의 유적지 우샤이키르의 골목과 사막을 미니스커트를 입고 활보했다. 이 게시물은 사회적 논쟁을 낳았고, 사우디 경찰은 신원 추적에 나섰다.

사우디에서 ‘아바야(검은색 통옷)’와 ‘히잡(머리와 얼굴을 가리는 스카프)’을 착용하지 않아 체포되는 일은 종종 발생했다. 지난해 12월에는 한 여성이 아바야와 히잡을 착용하지 않겠다고 트위터를 통해 선언하고 인증사진을 올렸다가 체포됐다. 사우디에서는 여성의 축구경기장 입장도 허락되지 않아, 축구를 보기 위해 남장을 하고 축구장에 입장한 여성이 경찰에 검거되는 일도 있다.

최근 국제사회의 비판이 높아지면서 사우디 정부가 공립학교 여학생들이 체육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이슬람 율법에 따라 의복 및 풍속을 단속하는 ‘종교 경찰’이 임의로 구금·체포할 수 없게 했지만 사우디는 여전히 여성 인권의 불모지로 불린다.

김다영 기자 dayoung817@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