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도민을 개돼지로 보나”
지역사회 비판 목소리 고조

충북도의회가 기록적인 폭우로 인한 물난리로 주민들이 고통받고 있는 와중에 외유성 해외연수를 강행해 물의를 빚고 있는 도의원 4명에 대해 조기 귀국을 종용하고 나섰다. 수해로 고통받는 주민을 외면한 이들의 어처구니없는 처사에 대한 지역사회의 공분과 규탄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19일 김양희 충북도의회 의장은 “해당 도의원이 소속된 자유한국당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도의회 운영위원장을 통해 연수를 떠난 도의원들과 연락을 취하고 있다”며 “해당 의원들에게 사태의 심각성을 전달하고, 연수일정을 즉시 중단하고 조기 귀국하도록 요청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이날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미리 계획된 연수로 계약 취소가 어려운 사정이 있다고 하더라도 수해를 입은 도민들의 고통을 생각하면 정말 부적절한 시점이고,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는 행동”이라고 대신 사과했다. 김 의장은 “조기 귀국 후 공식 사과 등의 후속 조치를 의회 운영진과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민심도 들끓고 있다. 한 네티즌은 도의회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충북도의원 4명과 관련 공무원들의 외유성 출장 뉴스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며 “여전히 국민, 도민을 개돼지로 보는 도의원과 도 공무원이 남아 있음이 다시 드러난 사례로 낙선운동과 퇴진운동, 그리고 공무원 퇴출운동을 통해 충북도민들이 개돼지가 아님을 저들에게 분명히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민단체들도 최악의 수해를 당한 엄중한 시기에 어처구니없는 행동을 취한 도의원들에 대해 일벌백계로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앞서 충북도의회 행정문화위원회 소속 도의원 4명은 18일 오후 2시 인천공항을 통해 프랑스 파리로 출국했다. 27일까지 8박 10일 일정의 프랑스, 이탈리아 해외연수를 위해서다. 해당 상임위 소속 의원 6명 중 자유한국당 김학철(충주1)·박한범(옥천)·박봉순(청주 가경·강서동) 의원과 민주당 최병윤(음성) 의원 등 4명이 참여했다. 도의회 사무처 3명, 도청 관광과 1명 등 4명의 공무원도 동행했다.

지난 16일 충북에는 청주 290㎜ 등 곳곳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져, 정부가 이 지역 4개 시·군에 대해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검토 중이다.

청주 = 김창희 기자 ch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