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첨단 미래기술 2040년 상용화”

　#젊은 시절 경찰로 활약한 뒤 은퇴한 김택호(70) 씨. 여유로운 노년을 위해 마련한 실버타운의 주택에 입주해 생활하고 있다. 택호 씨는 눈을 뜨자마자 ‘맞춤형 비접촉 생체신호 스캐너’로 자신의 장기, 혈압, 체온 등을 직접 확인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그의 곁에는 ‘스마티’라 불리는 개인 감성 로봇 비서가 24시간 관리하고 있다. 김 씨의 요구 없이도 알아서 주인의 몸 상태와 기분에 맞춰 음악을 들려 준다.(감성)

　#대학을 졸업한 뒤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한나라(여·27) 씨. NGO를 통해 해외 열악한 지역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봉사활동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한 씨는 인터넷을 통해 ‘전세계인이 참여하는 가상공간에서 벌어진 면접 테스트’에 참여했고, 좋은 평가를 받아 인도 뭄바이로 배치받았다. 그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패널’을 통해 힌두어로 아이들에게 각종 정보를 가르치고 있다.(물리)

　#남극 탐사활동에 주력하고 있는 연구원 박기영(42) 씨가 요즘 다루고 있는 것은 ‘미생물 감지 센서 로봇’이다. 식량 자원 개발을 위해 플랑크톤을 ‘열화상 감시 센서’와 ‘비접촉식 생체신호 감지’를 통해 자동으로 관리해준다. 초소형 탐사 로봇은 사람과 연결된 ‘휴먼 컴퓨터 인터페이스 기술’이 적용돼 보고 듣고 만지며 느끼는 촉감과 온도까지 그대로 투사시켜, 마치 직접 탐사활동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을 전해 준다.(지능)

　#1인 기업가로 ‘무인기 사업’을 하고 있는 박기민(38) 씨는 인도네시아에 상주하고 있다. ‘사물 인터넷’ 덕분에 원하는 정보나 서비스를 언제든 접할 수 있어 공유 사무공간에 설치된 워크스테이션으로 부품 센서의 설계도면을 보면서 일한다. 휴식을 취할 때는 무인기와 위성으로 한국의 안동 고택의 영상을 감상하기도 한다. 점심시간이 되자 음식을 배달해 주는 작은 헬리콥터 모양의 드론이 날아 들어와 한국식 비빔밥을 내려놓는다.(시스템)

　이는 미래기술을 접목한 가상 시나리오이지만 2040년이면 상용화될 것이라는 전문가 분석이 나왔다. 특히 미래는 사람의 물리(신체) 감각의 한계를 극복하는 기술에서부터 감성(느낌) 안정과 풍요로움까지 전해주는 기술이 출현할 것으로 전망됐다. 또 현재(시스템)의 필요에 의한 제공뿐만 아니라 행복하고 건강한 삶의 영위를 보장하는 기술로 발전할 것으로 예측됐다.
　14일 한국정보통신기술센터는‘ICT기술예측조사2030’을 통해 발굴한 200대 미래 기술 가운데 80%(164개)는 2022년 기술개발이 완료되고, 늦어도 2035년에는 100% 개발이 완료될 것으로 예상했다. 200대 미래 기술은 해외 보고서·영화데이터 베이스 등을 토대로 미래사회 메가 트렌드 분석을 통해 발굴했으며, 기술개발 전망은 ICT 산·학·연 전문가 1068명을 대상으로 델파이 조사를 실시해 완료했다.
　전문가들은 기술을 느낌, 미각, 시각, 청각, 촉각, 후각 등 6감의 관점에서 분석한 결과, 후각 분야가 타 분야에 앞서 실현될 것으로 전망했다. 200개 ICT 미래 유망기술을 대상으로 최고기술보유국을 조사한 결과 미국과 일본이 기술적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봤으며, 기술 우위국 대비 국내 기술 수준을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는 평균 53.2%로 조사됐다.
　ICT 미래유망기술을 바탕으로 ‘미래 기술 중요도’와 ‘개발 시급성’에 대한 포트폴리오 분석을 통해 10대 미래 유망기술을 도출했다. △신경세포 메커니즘을 모방한 딥러닝 기술 △치매 예방 게미피케이션 기술 △가상현실 대상 디스플레이 기술 △뉴로컴퓨팅 기술 △태양전지 기술 △성능가속형 모바일 프로세서 칩셋 △감정상태 인식 맞춤형 서비스 △가상현실 오감 구현 기술 △생체신호 기반 맞춤형 생활편의시설 △차세대 휴먼컴퓨터 인터페이스 기술 등이다.
　이번 연구를 수행한 조일구 정보통신기술센터 기획총괄팀장은 “국가 국가지원 필요성이 높은 ICT 미래유망기술을 선정하는 것은 미래사회에 발생 가능성 있는 다양한 상황과 영향을 고려해 체계적인 미래상을 제시하는 것”이라며 “또 민간차원에서 대응하기 어려운 산업 기술예측 연구 정보와 R&D 방향을 제시하고, 국가 R&D 정책의 방향성과 투자 당위성에 대한 국민 이해도를 증진하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보고서는 콘텐츠학회논문지 최근호에도 실렸다.

이용권 기자 freeu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