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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기 법무후보 내주 임명
非검사 출신 대거 기용될 듯

박상기(사진)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내주 초 임명될 것이 유력한 가운데, 비(非)법조인 출신인 박 후보자의 법무부 입성은 그 자체로 검찰 개혁의 신호탄이란 분석이 나온다. 박 후보자가 ‘법무부 탈(脫)검찰화’와 ‘검찰 조직의 변화’를 지명 직후부터 시작해 인사청문회 기간 내내 강조해 왔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가 ‘적폐청산’을 기치로 이명박·박근혜 정권 9년을 겨냥해 ‘과거사 털기’에 본격적으로 나설 조짐도 보이고 있다.

박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 등에서 밝힌 내용에 따르면, 박 후보자는 임명되자마자 법무부 주요 보직을 검사가 장악하고 있는 현재의 시스템을 손질하는 ‘법무부 탈검찰화’ 작업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박 후보자는 앞서 “이제까지 법무부는 검사들에게 거의 점령되다시피 했다”면서 “법무부 안에는 반드시 검사만 보임해야 하는 자리가 있는데, 대통령령을 고치면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행정부처인 법무부의 요직을 수사기관인 검사가 장악하는 종래 행태는 견제 없이 비대해지는 검찰 권력을 만든 주요 원인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또 검찰 내부에서는 ‘법무부를 거쳐야 검찰 고위직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 공공연한 사실로 여겨졌다. 박 후보자가 임명되면 당장 인권국장과 범죄예방정책국장,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 등은 외부 전문가로 채워질 가능성이 크다.

검찰과 경찰 간 해묵은 쟁점이었던 수사·기소권 분리도 기정사실화될 전망이다. 박 후보자는 “수사권과 기소권을 모두 검찰이 독점하는 것은 폐해가 있다”며 “1차적으로 경찰이 수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검찰 권한 분산 방안으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신설을 제시하며 “공수처 설치는 한국 사회의 현실에서 고육지책”이라고 설명했다.

박 후보자가 법무부 장관에 임명되면 문재인 정부의 ‘과거사 털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박 후보자는 박근혜 정부 당시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및 채동욱 전 검찰총장에 대한 수사 외압과 사퇴 종용 의혹에 대해 진상조사가 필요하다고 인사청문회에서 밝혔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검찰 수사와 관련해선 “철저했다고 말하긴 힘들다”며 재수사를 시사하기도 했다.

이미 국정원이 국정원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를 통해 13건의 과거 국정원의 ‘헛발질’에 대한 자아 반성에 돌입했듯이 검찰 역시 보수 정권 9년 동안의 검찰 내 ‘적폐 사건’에 대한 대대적인 ‘내부 사정’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