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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여름 휴가 시즌이 시작되면서 곳곳에서 여름 휴가지에서 읽을 책 목록을 추천하고 있습니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는 지난 5월 일찌감치 올 휴가철에 읽을 책 5권의 목록을 내놨습니다. 5권 중에는 우리 서점가에서도 이미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른 유발 하라리의 ‘호모 데우스’가 포함돼 있습니다. 최근 출간된 마일리스 드 케랑갈의 소설 ‘살아 있는 자를 수선하기’도 게이츠의 여름 휴가철 추천 도서에 포함돼 있습니다. 서점, 출판 관련 기관, 언론에서도 여름 휴가 떠날 때 들고 가면 좋은 책들을 추천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국립 중앙 도서관이 여름 휴가철 추천 도서로 100권의 리스트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게다가 올여름 서점가에는 화려한 별들의 잔치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작가 3인방인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 베르나르 베르베르 그리고 히가시노 게이고(東野圭吾)의 작품이 차례로 나오면서 모두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랐습니다. 하루키의 ‘기사단장 죽이기’는 출간 전 3쇄 30만 부를 찍고 예약판매만으로 베스트셀러 정상에 오른 데 이어 하루키의 전작들까지 새삼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한국인이 사랑하는 작가 베르베르의 ‘잠’은 ‘기사단장 죽이기’가 등장하기 전까지 베스트셀러 종합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던 작품입니다. 게이고의 신작 ‘위험한 비너스’는 대작은 아니지만 페이지 터너의 존재감을 증명하며 베스트셀러에 올랐습니다.

여기에 하라리가 최근 방한해 방송 등에 출연하면서 ‘호모 데우스’도 더 탄력을 받을 예정입니다. 벌써 그의 전작인 ‘사피엔스’도 함께 다시 들썩이는 모양새입니다. 본격적인 여름 시장을 앞두고 베스트셀러 목록이 대단히 짜임새 있게 진영을 이루고 있습니다. 여름 휴가에 베스트셀러 읽기에 동참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방법입니다.

모두에게 해당하는 범용 추천 리스트가 아니라 나에게 맞는 맞춤형 리스트를 원하는 독자들도 있을 테지요. ‘원조 센 언니’로 불리는 건축가 김진애의 ‘여자의 독서’(다산북스·사진)와 tvN의 ‘알쓸신잡’에 출연해 입담을 과시하고 있는 유시민의 ‘청춘의 독서’(웅진지식하우스)는 여성들, 청춘들만을 위한 독서 목록을 제공합니다. ‘여자의 독서’에는 저자가 여자로서의 자존감을 깨닫고 키워온 독서 여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반면에 ‘청춘의 독서’는 세상을 향해 첫발을 내딛는 모든 청춘에게 권하는 지혜의 목록입니다. 저자는 어떤 책들을 서가에 채우는가에 따라 한 사람의 인생이 정해지고, 어떤 책이 시대를 휩쓸었는가에 따라 그 사회의 역사가 달라진다고 합니다.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