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썰렁한 동두천 거리 11일 미군 절반이 평택으로 이전한 경기 동두천시의 보산동 관광특구 거리에서 미군으로 보이는 외국인 2명이 썰렁한 거리를 걸어가고 있다.

음식점 “매상 半으로 뚝”
업종변경조차 쉽지 않아

경기 동두천시에 주둔했던 주한미군 절반이 평택으로 이전하면서 보산동 관광특구 상가들이 문을 닫는 등 지역경제 침체가 가속화하고 있다.

11일 오후 7시 동두천시 보산동 관광특구 거리는 의류·잡화·보세상품을 파는 250여 개의 점포와 음식점, 외국인 전용 클럽이 즐비하게 늘어서 영업을 하고 있었으나 상당수 업소가 폐업하거나 문을 닫는 등 한산했다. 상가를 이용하는 미군 2~3명을 제외하곤 인적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인근 숙박업소는 이미 폐업했고 휴식장소인 야외광장은 텅 비어 있었다. 미군들이 자주 찾는 스낵음식점 업주는 최근 매상이 반으로 줄어 울상이었다. 이 업주는 “미군 이전으로 인한 공동화 현상으로 150여 개 업소가 주말에만 문을 열고 나머지 업소들은 업종 변경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미군이 떠나면서 상권이 활력을 상실해 업종 변경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상가번영회의 박모(56) 씨는 “미군클럽과 특화된 외국 음식점을 활용해 유커와 내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고 영평사격장 훈련에 참가한 미군을 버스로 수송해 관광특구를 이용하는 방안을 강구했지만 무산됐다”며 “미군을 상대로 장사하던 시절은 갔고 이대로 가면 지역경제가 파탄 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7월 미군 2-8 기갑 대대 400명이 평택으로 이전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달까지 미 2사단 101지원 대대 500명 등 총 2000명의 미군이 평택으로 떠났다. 올해 말까지 1000명이 추가로 평택으로 이동하면 동두천에는 210포병여단 등 3000명의 미군이 남는다. 내년에는 미2사단 본부도 평택으로 이전할 예정이다.

동두천시는 경제 공동화를 막기 위해 보산동에 디자인 아트 공방을 유치하고 K록 공연장 유치와 함께 원도심을 살리는 청춘 로드사업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첨단 국가산업단지를 조성해 기업, 공장, 대학, 공공기관 등을 유치하지 않는 한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는 평가가 많다.

동두천 = 글·사진 오명근 기자 om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