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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이혜훈·이정미 대표
포용·연대의 리더십 주목
여성 정치참여 확대도 기대

이정미 정의당 의원(비례대표·오른쪽 사진)이 11일 신임 당대표로 선출되면서 추미애(더불어민주당·왼쪽)·이혜훈(바른정당·가운데) 대표와 함께 ‘여성 당수 트로이카’ 시대를 열게 됐다. 대립과 분열로 상징되는 기존 남성 중심의 정치문화에서 한발 떨어져 있는 여성 정치인들이 각 당의 전면에 나섬으로써 여소야대와 다당제라는 복잡다기한 정치구도에 새로운 활로를 제시할지 주목된다.

이 대표는 12일 오전 취임 후 첫 공식 일정으로 경기 남양주시 모란공원에 있는 민족민주열사묘역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잇달아 참배했다. 이 대표는 “정의당이 더 낮게, 많은 분들과 연대하고 그분들이 못다 이룬 꿈을 이룰 수 있는 그런 정당으로 거듭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투쟁과 비판보다는 연대와 포용을 일성으로 내놓은 것이다.

정의당 관계자는 “이 대표는 평소 직원들을 집에 직접 태워다 줄 만큼 당 구성원들을 살뜰히 챙기기로 유명하다”며 “대외적으로도 무조건 비판을 앞세우기보다 공통점과 해결책을 찾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세월호 참사 유가족을 찾아 간담회를 갖는 한편 경남 김해시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에도 참배한다.

이정미 대표가 여성 당수 대열에 가세함에 따라 정치권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앞서 선출된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는 ‘꼼꼼한 살림꾼’으로 불린다. 당 관계자는 “사소한 당 사무까지 본인이 직접 야무지게 챙긴다”며 “두툼한 서류뭉치에서 요점을 빠르게 간파해내는 통에 실무자들이 늘 긴장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추다르크’라는 별칭이 보여주듯 강단 있는 정치인으로 통하지만, 남성 정치인들과는 차별화되는 리더십을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성 당대표 3인 체제는 남성 의원이 대다수인 여의도 정치권에서 여성의 대표성을 높인다는 데 의의가 있다. 우리나라 국회 내 여성의원 비율은 꾸준히 상승해 20대 국회에선 약 17%에 달했지만,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27.8%(2015년 기준)에는 한참 못 미친다. 2018년 6·13 지방선거 공천권을 쥔 여성 당대표들이 민주주의 가치인 다양성 강화에 무게를 둘 경우 풀뿌리 정치에서부터 여성들의 정치 참여가 크게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저출산 대책 등 남성 중심적 사고로 해결하기 어려운 현안들도 한층 힘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여성 당수 트로이카 시대가 열린 것은 여성 정치인 롤모델 증가와 여성 정치 활성화 측면에서 장기적으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박효목 기자 soarup6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