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최근 10년 1억3400만명 동원
‘택시운전사’‘군함도’ 주연 맡아
절정의 연기력으로 여름 격전

유해진·송중기 흥행날개 가세
아픈 근현대사 메시지도 관심

최근 10년간 도합 1억3400만 명을 동원하며 충무로를 양분한 배우 송강호와 황정민이 외나무다리에서 만났다. 한국 영화계를 대표하는 두 배우는 대작들의 격전지인 올 여름 극장가에서 2000년대 충무로 ‘킹’을 가리는 흥행 정면 대결을 펼친다.

송강호가 10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열린 언론시사회를 통해 영화 ‘택시운전사’(감독 장훈)를 공개하며 먼저 포문을 열었다. 그가 ‘택시운전사’ 직전 10년(2008∼2017년 현재) 동안 소개한 영화는 총 10편, 동원 관객수는 6031만 명이다. 2013년 개봉됐던 영화 ‘변호인’이 1137만 명(이하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기준)으로 가장 많았고, ‘푸른소금’(2011년)이 77만 명으로 유일하게 100만 고지를 넘지 못했다. 이 외에 1000만 고지 문턱까지 갔던 ‘설국열차’(935만 명), ‘관상’(913만 명) 등 고른 성적을 보이며 편당 관객 603만 명을 모았다.

이에 맞서 이달 말 영화 ‘군함도’(감독 류승완)를 선보이는 황정민은 지난 10년간 ‘소처럼’ 일했다. 그가 주인공으로 나선 작품만 무려 15편. 동원한 총 관객수는 7408만 명으로 송강호에 앞선다. 반면 편당 관객수는 494만 명으로 송강호를 뒤좇는 모양새다. 황정민의 ‘커리어 하이’ 작품은 2014년 개봉된 영화 ‘국제시장’. 이 작품은 1426만 명을 모아 ‘명량’에 이어 역대 국내 개봉 영화 흥행 순위 2위에 올랐다. 그는 불과 8개월 뒤 선보인 영화 ‘베테랑’으로 1341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 순위 3위까지 거머쥐었다.

황정민의 지난 10년을 살펴보면 2008년 56만 명을 모은 ‘슈퍼맨이었던 사나이’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2015∼2016년, 2년간 5458만 관객을 모으는 몰아치기로 절정의 연기력과 흥행력을 과시하고 있다.

두 사람은 든든한 조력자들의 지원도 받는다. 송강호의 곁에는 조연 출연작 만으로 1억 명에 육박하는 관객을 모은 ‘명품 감초’ 유해진이 버티고 있다. tvN ‘응답하라 1988’ 이후 각광 받고 있는 배우 류준열도 가세했다.

황정민은 한류스타 소지섭과 송중기를 양 날개로 삼았다. 특히 ‘군함도’는 송중기가 ‘태양의 후예’ 이후 선보이는 복귀작이어서 주목을 받고 있다. 또한 그가 오는 10월 배우 송혜교와의 결혼을 발표하며 지명도가 급상승한 터라 ‘군함도’를 향한 대중의 관심은 국경을 넘어 아시아 전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두 작품이 보여주는 역사의식 또한 관전 포인트다. ‘택시운전사’는 1980년 광주를 배경으로 택했고, ‘군함도’는 일제 강점기 조선인들이 강제 징용당한 일본 하시마섬이 주무대다. 흥행 여부를 떠나 관객들에게 어떤 역사적 메시지를 던질 지도 주목받고 있다. 이에 대해 송강호는 “아픈 현대사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마음에 부담감이 있었다”며 “큰 역사적 부분을 감당할 수 있을지 두려움이 있었지만 ‘건강한 부담감’이라 표현하고 싶다”고 말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