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영무 거액 자문료 로펌 반응

“상식적으로 이해 안되는 대가
방산업체 로비스트역 가능성”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를 문재인 대통령이 곧 임명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월 3000만 원에 달하는 거액의 자문료에 대해 로펌에서도 “잘 이해되지 않는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송 후보자가 로펌 고문으로서 통상의 자문 역할에 그친 것이 아니라 “사실상 브로커 역할을 했을 것”이란 주장도 제기된다. 현행법상 로비 활동은 엄격히 법으로 제한되는 만큼, 전문성이 아닌 ‘이름값’을 내세운 ‘대관 업무’를 맡김으로써 사실상 ‘로비스트’ 역할을 맡겼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대형 로펌 관계자는 10일 “군 장성 출신이 로펌의 고문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면서 “거액의 고문료가 무엇에 대한 대가인지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로펌 관계자는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는 로펌 업계에서도 송 후보자의 케이스는 상당히 특이하다”면서 “군사무기체계 사업이나 사건을 수임하는 브로커 역할을 맡기지 않고서야 경제관념이 엄격한 로펌에서 퇴역 장성의 가치를 그만큼 높게 평가했겠느냐”라고 말했다.

국회에 제출된 인사청문요청서에 따르면, 송 후보자는 2009년 1월부터 2011년 9월까지 법무법인 율촌의 방산 사업 관련 고문으로서 9억9000만 원의 자문료를 챙겼다. 별도의 계약서도 없이 한 달 기준 3000만 원에 달하는 자문료를 챙김으로써 사회 안팎에서 자격 시비 논란이 불거졌다. 특히 현역 시절 조함단장 외에는 군용장비 및 무기거래 계약 이력이 없는 송 후보자가 액면 그대로 ‘자문’ 역할에 그치진 않았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 대형 로펌 소속 한 변호사는 “4성 장군으로서 넓은 인맥 및 군 조직 내 영향력을 염두에 두고 가치를 평가했을 것”이라고 짚었다.

실제로 국내 다수의 로펌이 사건 수임의 용이성과 업계 영향력 확대를 위해 고문 제도를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로비 활동을 엄격히 법으로 제한하는 상황에서 로펌 고문을 사실상 로비스트로 활용한다는 지적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송 후보자는 “방위사업 절차와 미국 대외군사판매(FMS) 제도 등에 대한 변호사들의 자문에 응하는 역할을 담당했다”며 “대한민국이 선진국이 될 수 있도록 돕는 차원에서 자문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