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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대성 前 세종연구소장 한미안보연구회 이사

북한을 향해 열렬히 구애하는 문재인 정부의 ‘평화·대화 깃발’이 김정은이 쏘아대는 미사일에 의해 갈가리 찢어지고 있다. 문 정부의 북한 실체에 대한 무지(無知)가 그 본원(本源)이다. 정부의 대북 정책 실패는 국민을 매우 불안하게 한다. 어느 정부든 대북 정책의 실패는 대북 실체 인식의 오류에서 나온다. 개인을 상대하거나 국가를 상대하거나 합리적인 대응책을 마련키 위해서는 상대방의 실체를 객관적으로 정확하게 이해하는 게 근본 중 근본이다. 출범 2개월을 며칠 앞둔 문 정부는 북한 실체에 대한 무지 때문에 대북 정책 실패를 거듭하고 있다.

첫째, 문 정부가 지난 월말 한·미 정상회담 때 북핵 문제의 해결 방안으로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 “북핵 동결은 대화 입구, 완전 핵(核) 폐기는 출구” 등을 주장한 것은 북한 실체에 대한 정확한 이해 부족 때문이다. 북한은 “핵·미사일 보유는 수령님 유훈사업이며, 하늘이 무너져도 폐기 못한다” “대화? 우리가 핵 안내려놓을 것쯤 알고 덤벼라”고 한다. 김정은 정권은 핵·미사일로 모든 것을 한 방에 해결하겠다는 이른바 ‘선군정치’를 사생 결단 고수하는 불량정권이다. 북한 정권의 속성을 분명히 알았다면 ‘대화로 북핵 문제 해결’이란 실효성 없는 대북 정책을 설계하진 않았을 것이다.

둘째, 문 정부는 ‘대화·교류협력·지원’ 등을 제의하면 북한이 쉽게 수용할 것으로 생각한 나머지 출범 후 조급하게 많은 일방적인 제의를 했다. 출범하자마자 국제적인 대북 제재 분위기 및 국민의 일반적인 정서와 엇박자를 내면서 민간 지원 단체들 사업 허가, 6·15 남북 공동행사 실시, 평창동계올림픽 남북 단일팀 구성 등을 제안했다. 하지만 북한은 “외세의존 정책이 민족우선정책으로 바뀌지 않는 한 기대할 것도 달라질 것도 없다”, 문 대통령의 단일팀 구성 제안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렸다”(장웅 IOC 위원) 등 오만불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북한의 실체에 대한 인식 미흡에서 나온 제의들이라고 할 수 있다.

셋째, 문 정부는 마음만 먹으면 한반도 문제와 대북 정책에서 주도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오판했다. 한·미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이 “한반도 평화통일 환경 조성에 있어 한국이 주도권 행사” 발언한 내용과 관련, 북한은 “제것이란 아무것도 없는 괴뢰들이 그 무슨 ‘군사적 대응’을 떠들어대고 있는 것은 가소롭기 그지없다”고 비아냥대면서 오히려 종북적인 자세를 요구하고 있다. 현재 북한 김정은 정권은 문 정권에 대해 주도권은커녕 안중에도 없는 것처럼 오만방자하다. 북한 실체에 대한 무지가 초래한 행패로 봐야 한다.

지구촌의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 정권의 객관적 실체를 △지구촌 전역 최악의 잔혹한 독재병영국가 △언제, 무슨 짓을 할지 모르는 예측불허성 속성 보유 정권 △강력한 군사력 하나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선군정치를 지상지고의 통치철학으로 삼는 불량정권 △대남 정책의 궁극적인 목표를 한반도 전역 북한 중심 통일 목표를 고수하고 있는 수시 무력도발 집단이라고 단정한다.

이러한 사실을 정확히 알고 대북 정책을 설계하고 그 설계도에 따라 대북 정책을 구사한다면 실패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북한의 실체만 정확하게 알면 대북 정책으로서 실효성 있는 것과 없는 것, 우선순위 높은 것과 낮은 것, 대한민국 국익에 도움 되는 것과 해가 되는 것, 주도권 행사가 가능한 것과 불가능한 것 등 모든 결정이 지혜롭게 이뤄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