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지도부로 위기 타개 속내
“리더십 회복 불능” 회의론도

문재인 대통령 아들 준용 씨 취업 특혜 의혹 제보 조작 사건으로 최대 위기를 맞은 국민의당이 8월 말 전당대회를 예정대로 치르기로 했다. 새 지도부를 구성해 위기를 타개한다는 구상이지만, 당 리더십이 회복 불능 상태에 빠졌다는 평가를 받는 상황에서 전당대회가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는 회의론이 벌써 고개를 들고 있다. 대선 후보였던 안철수 전 대표가 침묵을 이어가는 등 누구도 책임 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데다 호남을 중심으로 당원들의 이탈 움직임이 가시화하면서 “이러다 ‘식물 정당’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은 5일 문화일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당이 어려움을 겪는 건 틀림 없지만, 폭풍우가 지나가면 햇살이 비칠 것”이라며 “전대는 애초 계획대로 8월 27일 실시하기로 하고 (이제) 당이 새롭게 일어설 수 있도록 전대 준비로 넘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대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팽배해 있다. 당 핵심 관계자는 “당이 골병든 상황인데 보약을 먹는다고 회복되겠느냐”며 “전대를 치르려면 신뢰 회복이 전제돼야 하는데, 리더십을 가졌던 인사는 책임을 피하고 앞으로 당을 이끌어갈 만한 새 리더십도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안 전 대표의 사과를 촉구했던 김태일 당 혁신위원장은 “신뢰 회복을 하지 않고서는 혁신의 의미가 없는데, (안 전 대표가 입장을 밝히지 않는 상황에서) 더 할 게 없다”고 말했다. 호남에서는 광역·기초 의원을 중심으로 탈당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검찰 수사 결과가 당 자체 진상 조사와 다르게 발표될 가능성이 있는 것도 당으로서는 큰 부담이다. 서울남부지검 공안부(부장 강정석)는 핵심 피의자인 이유미 씨와 공모 혐의를 받는 이준서 전 최고위원을 이날 오후 소환해 3일 연속 조사를 이어간다.

김동하·김수민 기자 kd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