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주국 美보다 기술력 5년 앞서
에너지수출국으로 전환할 기회

한국형 SMR ‘스마트 원자로’를 반도체 못지않은 수출 상품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만년 에너지 수입국에서 에너지 수출국으로 전환할 절호의 기회라는 의미다.

4일 원자력 학계와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독자기술 소형 모듈 원자로인 ‘스마트(SMART) 원자로’는 원자력 종주국 미국보다 5년 이상 앞서 세계 최초로 기술력을 공인받았다.

원전 전문가들은 특히 미국 누스케일이 오는 2024년 상업발전을 목표로 개발 중인 소형 모듈 원자로의 설계인증(2019년)을 받기 이전에 신규 원전 도입 추진 54개국 가운데 소형 원전에 적합한 중동·동구·남미·아프리카 권역 20개국의 ‘예비 고객’을 선점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는 “국내의 탈원전 엇박자 때문에 소형 원전 글로벌 대형 시장 선점의 호기를 놓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12년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초로 한국형 SMR ‘스마트 원자로’의 표준설계인가를 획득했다. 표준설계인가를 받으면 향후 원자로 건설 때 설계 내용에 대해 별도의 심사 없이 건설이 가능해진다. 이어 2015년 3월 사우디아라비아에 스마트 원자로 수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뒤 현재 1·2호기의 건설전(前) 설계 사업을 추진 중이다. 스마트 원자로는 발생 에너지의 90%를 전력 생산, 10%는 해수 담화수 플랜트의 열에너지로 활용할 수 있어 원전 1기로 전력 9만KW와 담수 일일 4만t 동시 생산이 가능하다. 한국원자력연구원 관계자는 “1997년부터 총 3000억 원을 들여 독자 개발에 착수, 100% 국산 원자로를 완성함으로써 이제 15년 간의 기술 축적이 막 빛을 발할 시점”이라며 “특히 중동 시장은 해수 담수화 수요와 더불어 소형 원전 건설에 적합한 후보지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노성열 기자 nos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