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그룹이 앞으로 글로벌·디지털·투자은행(IB) 등 ‘3각 체제’로 운영된다.

지난 3월 취임한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그룹을 2020년까지 ‘아시아 리딩(leading) 금융그룹’으로 도약시키겠다고 선포했다. 신한금융은 이를 위해 ‘2020 프로젝트’를 추진해 왔다. 이 프로젝트에 대한 그룹 차원의 태스크포스(TF) 논의 결과를 담아 신한금융은 27일 자본시장, 글로벌, 디지털 3개 부문에서의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IB 등 자본시장 부문은 기존 은행과 금융투자 중심의 기업투자금융(CIB)에 글로벌을 더해 GIB(Group & Global Investment Banking Group) 사업 부문으로 확대·개편했다. 지주·은행·금융투자·생명·캐피탈 5개사를 겸직하는 GIB 사업부문장을 선임함으로써 그룹 자본시장 부문을 통할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GIB 사업부문장 소속 회사를 그룹 IB 허브인 신한금융투자에 둠으로써 자본시장 친화적인 사업 추진이 가능하도록 했다. 신한금융은 글로벌 투자 역량 강화를 통해 그룹의 자본시장 부문 손익 비중을 지난해 말 8%에서 2020년 14%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글로벌 영역에서 그룹사 간 협업을 통한 신성장동력 창출을 위해 글로벌 사업 부문이 새로 도입됐다. 지주·은행 등 5개사를 겸직하는 글로벌 사업부문장을 선임해 그룹의 글로벌 사업 전체를 통할 관리하도록 했다. 또한 그룹사가 동반 진출해 있는 국가의 경우, 현지 사업 실행을 총괄할 국가별 ‘통합 수장’(Country Head) 제도를 운영한다. 이를 통해 그룹의 글로벌 손익 비중을 2020년까지 20%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디지털 분야에서는 디지털 환경에 최적화된 전략과 조직, 그리고 역량을 구현하기 위해 지주사 및 각 그룹사에 ‘디지털 총괄 임원’(CDO·Chief Digital Officer)이 신설됐다. 이들이 CDO 협의회를 운영해 그룹 차원의 디지털 부문 사업 의사 결정을 한다. 인공지능(AI), 블록체인, 클라우드 등 디지털 핵심 기술에 관한 연구·개발(R&D)도 추진한다.

조 회장은 “아시아 리딩 금융그룹으로 성장하기 위해 지금까지와는 다른 도전적인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이번 경쟁력 강화 방안을 통해 현재 상황과 지향점 사이에 존재하는 차이를 극복해 나가겠다” 고 강조했다.

또한 신한금융그룹은 3개 부문 외에도 자산운용 부문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그룹 최고 투자 책임자’(CIO·Chief Investment Officer) 제도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한편 이날 신한금융은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를 열고 GIB 사업부문장, 글로벌 사업부문장, 신한데이타시스템 사장, 신한 프라이빗에쿼티 사장 후보를 신규 선임 추천했다. 그룹 GIB 사업부문장에는 이동환 현 신한데이타시스템 사장이 내정됐다. 이 내정자는 신한지주 기획재무팀장, 경영지원팀장, IR팀장, 신한은행 자금시장본부 담당 상무, 신한지주 부사장보를 거쳐 그룹 CIB사업 담당 부문장을 역임했으며, 이후 신한데이타시스템 사장으로 선임됐다.

그룹 글로벌사업부문장에는 허영택 현 신한은행 글로벌사업 담당 부행장이 내정됐다. 이동환 사장의 그룹 GIB사업부문장 내정에 따른 후속인사로 신한데이타시스템 사장에는 유동욱 전 신한은행 부행장이 내정됐다. 신한프라이빗에쿼티 사장에는 김희송 현 신한생명 상무가 내정됐다. 이번에 내정된 임원들은 각 자회사 이사회 또는 주주총회 심의를 거쳐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김충남 기자 utopian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