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랜섬웨어 글로벌 공격

비트코인 거래 24회 확인돼
6300달러 해커 계좌로 유입
주요 항만 선적·출하도 지연
작년 발생 ‘페트야’변형 추정

우크라이나·러시아를 비롯해 유럽 및 미국 전역을 휩쓸고 있는 랜섬웨어(Ransomware) 공격은 지난 5월 150개국이 피해를 봤던 워너크라이(WannaCry) 랜섬웨어 공격 이후 6주 만에 발생했다. 이번 공격도 아직 누가 어떤 목적으로 감행했는지는 밝혀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모스크바 소재 백신업체인 카스퍼스키랩에 따르면 27일 오후를 기점으로 이번 공격과 관련해 총 24건의 비트코인 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2.54비트코인 약 6300달러(약 710만 원) 규모의 돈이 해커의 계좌로 흘러들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카스퍼스키랩 관계자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폴란드,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미국 등지에서 2000번의 공격이 감지됐다”며 “이들은 시스템의 모든 정보를 암호화한 뒤 비밀번호를 알기 위해 300달러 규모의 비트코인을 입금토록 요구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랜섬웨어 공격 피해의 60%는 우크라이나가 본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 또한 총공격의 30%를 차지했다. 미국에서는 특히 병원이 공격을 받으면서 논란이 됐는데, 미 펜실베이니아 서부의 병원 2곳이 랜섬웨어의 공격을 받으면서 수술이 연기되는 등 위급한 사태가 벌어졌다. 또 로스앤젤레스 등 세계 주요 항만의 머스크 항만 운영이 차질을 빚으면서 선적과 출하 작업이 늦어지고 있다.

이번 랜섬웨어의 성격에 대해서는 해석이 분분한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랜섬웨어도 미 국가안보국(NSA)으로부터 유출된 소스코드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고 보고 있다. 지난 워너크라이 랜섬웨어 또한 NSA로부터 유출된 ‘이터널블루’(EternalBlue)코드를 악용해 만들어졌었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발생한 ‘페트야’(Petya)의 변형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반면 유명 보안회사 카스퍼스키랩은 “페트야의 변종이 아니라 이전에 본 적이 없는 새로운 랜섬웨어”라며 바이러스를 ‘낫페트야’(NotPetya)라고 명명했다.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실의 보 우즈 사이버 보안 담당 부소장은 “이번 바이러스는 워너크라이보다 더욱 강력해 보인다”며 “여러 다른 버전의 윈도 시스템에서 더 빠르게 전파되고 효과적으로 실행되도록 설계됐으며 가장 걱정스러운 것은 킬 스위치가 없을 수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NSA 대변인도 “이번 글로벌 랜섬웨어 공격을 조사하고 있다”며 수사에 나섰음을 밝혔다.

한편, 지난 5월 발생한 워너크라이 랜섬웨어에 대해 NSA 등 각국 정보당국과 글로벌 정보보안회사들은 조심스럽게 라자루스 혹은 히든 코브라 등 북한의 해킹 그룹이 주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다영 기자 dayoung817@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