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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청년들을 끌어모으려 해도 거들떠보지도 않아요. 낡고 부패한 정당이라는 쓴소리만 돌아와요.”

제1야당 자유한국당의 한 당직자는 28일 7·3 전당대회 청년 선거인단 모집이 목표치(1만 명)의 절반 수준에서 맴도는 현실을 토로하며 한숨지었다. 그의 말처럼 청년 선거인단을 통해 전대 흥행을 일으키려던 계획은 물거품이 됐다. 한국당은 청년 선거인단 수치를 홍보하려던 방침을 바꿔 함구로 일관하고 있다.

8월 말 전대를 앞둔 제2야당 국민의당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한때 청년층에서 새 정치의 아이콘으로 여겨졌던 안철수 전 대선 후보를 보유했지만, 주요 선거를 치를 때마다 비리와 낡은 정치의 대명사로 부각되고 있다. 19대 대선 과정에서 2030희망위원장으로 활동했던 이준서 전 최고위원과 당 청년위원회 부위원장이었던 이유미 씨가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준용 씨 관련 ‘제보 조작’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기에 이르렀다.

두 당의 공통점은 젊은층을 끌어모으기보다는 오히려 그들의 외면을 자초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당은 대구·경북, 국민의당은 호남의 60세 이상 노인층의 지지에 기대고 있는 수준이다. “야당에는 미래가 없다”는 말이 나오는 게 전혀 어색하지 않다.

문제는 야당의 실패가 그들만의 실패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견제세력의 붕괴는 정권의 실패로 이어질 수 있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의 몫이 될 수밖에 없다. 이들 야당이 5년 후 정권 탈환을 기약하는 것은 차치하고 야당의 최소한의 역할에라도 충실하려면 청년들에게서 쏟아져 나오는 가감 없는 비판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 같다. “야당을 좋아해야 할 이유가 없다”, “이런 식으로라면 폭망(폭삭 망하다)을 피할 수 없다”는 얘기 말이다.

김윤희 정치부 기자 wor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