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폐점 26일 인천 중구 인현동 미스터피자 동인천점이 폐점돼 문이 닫혀 있다. 미스터피자 창업주인 정우현 MP그룹 회장은 탈퇴한 가맹점 근처에 직영점을 열어 이른바 ‘보복영업’을 했다는 의혹을 받자 최근 동인천점 폐점을 약속했었다. 연합뉴스

공정위·檢 조사 등 강력 제재
MP·BBQ 가맹점 직접 타격

해외업체 피자헛 과징금 불구
특별한 사과·개선조치는 없어

공정거래위원회와 검찰 조사 등 강력한 수단을 동원한 정부의 프랜차이즈 ‘갑질’ 단속이 유독 국산 업체만을 정조준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해외 프랜차이즈업체도 가맹점에 대한 갑질로 과징금을 내는 등 사례가 있지만, 국산 프랜차이즈에 상대적으로 이목이 더 집중되면서 이미지 추락 등 손실을 피해가고 있다.

26일 유명 피자 프랜차이즈 ‘미스터 피자’를 운영하는 MP그룹 창업주 정우현 회장은 최근 갑질 논란과 친인척 업체 생산 치즈 가맹점 강매 정황이 드러나 검찰 조사를 받자 책임을 지고 사퇴하겠다고 발표했다. MP그룹은 향후 가맹점주 및 전문가들과의 워크숍 등을 통해 경영 혁신 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다. 이처럼 사과에 이어 창업주의 사퇴라는 조치까지 이뤄진 데는 관련 당국의 압박이 크게 작용했다는 평이다.

앞서 공정위는 BBQ 등 치킨 프랜차이즈의 가맹점주에 대한 갑질 정황 조사에 들어가 BBQ를 비롯한 대형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잇따라 가격 인상 계획을 철회하고 일부는 할인에 나서기도 했다. 국산 프랜차이즈 업계 전반이 당국의 ‘칼날’ 앞에 납작 엎드린 채 숨을 죽이는 형국이다. 하지만 이 같은 조치가 국산 프랜차이즈에 대해서만 겨눠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미지 악화와 불매 등으로 가맹점 타격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프랜차이즈 특성상, 경쟁업체 반사이익이 클 것이라는 얘기다.

대표적인 수입 피자 프랜차이즈인 피자헛도 지난해 가맹점 갑질 정황이 밝혀져 공정위 과징금을 부과받았지만, 특별한 사과나 개선 조치 없이 운영 중이다. 피자헛은 최근 신제품 출시를 둘러싸고도 가맹점주들과 갈등을 겪었다.

업계 관계자는 “프랜차이즈 산업 전반의 적폐를 청산하는 것은 좋지만, 그 과정에서 국산 브랜드에 집중되는 것과 가맹점주 생계에 영향을 미치는 등의 상황을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재규 기자 jqnote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