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유한국당

洪트럼프 ‘TK 자민련’ 자초?

홍준표, 연일 편가르기 전략
원유철 “젊은층 공략할 필요”
신상진 “인물 바꿔 위기 극복”

자유한국당 당권 경쟁이 홍준표 전 경남지사에 원유철·신상진 의원이 도전하는 양상으로 치러지면서 ‘외연 확장’이 주요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홍 전 지사가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을 ‘주사파 정권’이라고 거칠게 몰아세우며 자신이 강한 야당을 이끌 적임자라고 강조하는 반면 원·신 의원은 홍 전 지사가 당대표가 될 경우 한국당이 ‘대구·경북(TK) 자민련(자유민주연합)’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각을 세운다.

원 의원은 26일 오전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지난 대선 결과를 보면 한국당의 취약 지대가 드러났는데, 다름 아닌 젊은 층과 수도권”이라며 “홍 전 지사의 지난 대선 득표율로는 2018년 지방선거에서 희망이 없다”고 말했다.

신 의원도 전날(25일) 부산·울산·경남(PK) 합동 연설회에서 “사람이 바뀌어야 당이 바뀌고, 그래야 한국당에 대한 국민의 마음이 돌아선다”며 “한국당이 제1야당이라 자족해선 안 되며, 인물 변화와 서민 정치, 당내 민주주의를 통해 당의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 모두 리더십의 교체 없이는 당의 외연 확장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셈이다. 이는 홍 전 지사가 대선 패배 이후에도 여전히 극단적인 ‘편 가르기’ 전략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비판이기도 하다.

대선 패배 후 한국당 지지율이 한 자릿수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부 극우 보수 세력에만 기대는 전략을 계속해서 밀어붙일 경우 한국당은 갈수록 당세가 약화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홍 전 지사는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유대한민국을 지키자는 주장을 하면 극우로 몰고 친북 화해를 주장하면 좋은 진보로 포장되는 이 나라의 현실이 참으로 암담하다”며 “비록 이 나라가 주사파 운동권들의 세상이 됐어도 국민은 깨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홍 전 지사가 당권을 거머쥘 경우 한국당이 ‘TK 자민련’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자민련은 과거 충청도를 기반으로 했던 정당으로 한때나마 제3당의 역할을 했었지만, 충청도에만 머물러 확장을 하지 못하고 소멸했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