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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일 증산·공급 과잉 여파… “30달러선 추락” 전망도
물가 하락·수출단가 하락 등 성장세 위축시킬 가능성

올 하반기 세계 경제가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만 배럴당 40달러(약 4만5388원) 중반 선까지 급락한 국제 유가가 경제 회복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유가 하락에 따른 물가 하락과 수출 단가 하락으로 국내 수출 증가세도 타격을 받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6일 한국은행과 국제금융센터,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하반기 미국, 중국, 유로존 등 주요국 경제는 회복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은은 최근 발간한 ‘해외경제포커스’에서 미국 경제에 대해 “글로벌 경기회복, 양호한 경제 심리로 인한 소비 및 투자 호조 등으로 2%대 초중반의 성장세를 보일 전망”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국제 유가가 5주 연속 하락하며 배럴당 40달러 중반 밑으로 곤두박질치면서 세계 경제에 진한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지난 21일 42.53달러로 장을 마감해 지난해 8월 이후 최저치로 추락했다가 23일 43.01달러로 소폭 회복했다.

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는 지난 22일 43.50달러로 마감해 지난해 11월 이후 8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WTI와 브렌트유, 두바이유는 최근 1개월 동안 12~13% 하락했으며, 올해 초 대비로는 18~24%까지 추락했다.

국제 유가 하락세는 지난 5월 말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의 9개월간 감산 연장 합의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셰일오일 증산에 리비아, 나이지리아 등 OPEC 회원국 중 감산 면제 조치를 받은 국가들의 증산으로 공급 과잉이 지속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일부 글로벌 투자은행(IB)은 내년에도 공급과잉 문제가 해소되지 않아 국제 유가가 30달러 선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유가 하락과 이에 따른 물가 하락은 우리나라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쳐 올 하반기 우리 경제 성장세를 위축시킬 가능성이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최근 급락한 국제유가가 이 수준에서 올해 하반기까지 유지될 경우 한국의 수출 증가세가 큰 폭으로 둔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하반기에 국제유가가 6월 평균 수준을 유지한다고 가정하면 한국의 수출 단가는 정유·석유화학을 중심으로 하락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충남 기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