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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대한 애착 ‘깊은 울림’

‘문둥이 시인’으로 알려진 한하운(韓何雲)은 자신의 천형(天刑) 같은 나병(癩病)으로 인해 온갖 굴욕과 수모를 겪으면서도 결코 삶에 대한 애착을 버리지 않았으며 한센병자의 고통과 애환을 감동적인 서정시로 읊어 여전히 우리에게 깊은 울림을 주고 있다.

한하운은 1919년 3월 10일 함경남도 함주(咸州)에서 출생했다. 함흥 제일 공립보통학교 졸업 후 이리농림학교 수의축산과에 재학 중이던 1936년 17세의 나이에 나병 확진을 받았다.

일본 도쿄(東京) 성혜(成蹊)고교에서 유학 도중 병이 재발하여 귀국하지만 이후 중국으로 유학하여 1943년 6월, 베이징(北京)대학 농학원 축목학계(畜牧學系)를 졸업했다. 함경도청과 경기도청 축산과에서 근무하다가 병세가 급속히 악화되어 귀향한다. 이때부터 본명인 ‘태영(泰永)’을 버리고 ‘하운(何雲)’을 자신의 이름으로 삼은 채 병마와 싸우며 문학에 몰두한다. 1946년 3월 13일 함흥학생사건에 연루돼 수감, 다음 해 8월 탈출하여 월남했다. 1949년 ‘나시인(癩詩人) 한하운 시초(詩抄)’라는 제목으로 ‘전라도 길’ ‘별’ ‘목숨’ 등 13편의 시를 ‘신천지(新天地)’ 4월호에 발표하며 등단했고 첫 시집 ‘한하운시초’를 5월에 간행했다. 1949년 12월 말에 부평으로 이주하여 나환자 수용촌 ‘성혜원’을 설립하고 자치 회장에 선임됐다. 1954년에는 대한한센총연맹을 결성, 위원장으로 활동했다. 1959년 나병이 음성으로 판명된 이후에도 그는 ‘나해방(癩解放)’, 즉 한센인의 복지와 나병 퇴치를 위해 그리고 한센병력자의 사회적 자립을 위해 활동했다. 1975년 2월 28일, 인천 부평구 십정동(十井洞)에서 간경화증으로 타계했다.

저서로는 시집 ‘한하운시초’(1949)와 ‘보리피리’(1955) 등의 시집과 산문집 ‘고고한 생명, 나의 슬픈 반생기’, 자작시 해설집 ‘황토길’이 있다. 2010년 시인 서거 35주기를 맞아 인천문화재단이 엮은 ‘한하운전집’이 간행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