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집권 자민당의 한 엘리트 여성 의원이 보좌진에게 폭언·폭행 등의 ‘갑질’을 해온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도쿄(東京) 지방선거에의 악영향을 우려한 자민당은 사태 진화에 나섰지만 이 소식을 접한 한 자민당 중진 의원은 ‘그런 행동을 하는 남성 의원은 더 많다’고 말했다가 역풍을 불러일으켰다.

23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전날 발행된 시사잡지 주간신초(新潮) 최신호는 자민당 2선 중의원인 도요타 마유코(豊田眞由子·43) 의원이 최근까지 정책비서였던 55세 남성 보좌진을 반복해서 때리고 폭언을 퍼부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차 안에서 이 보좌진의 업무상 실수를 지적하던 도요타 의원은 “(차라리) 죽으면 어떻겠나. 살아 있는 가치가 없는 것 같다”고 인격을 모독하는 폭언과 함께 폭행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요타 의원은 명문 도쿄대와 하버드대 대학원을 거쳐 후생노동성에서 일했던 관료 출신으로 자민당 내 신진 엘리트 의원이다.자민당 내에서 도요타 의원 탈당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쏟아졌으며 도요타 의원은 잡지 발매 당일 탈당계를 제출했다.

그러나 이 소식을 접한 중의원 9선의 가와무라 다케오(河村建夫) 전 관방장관의 반응은 일본인들을 더 아연실색하게 했다. 그는 “이번 일은 도요타 의원이 마침 여성이라서 (논란이 더 커졌다)”라며 “그런 남성 의원은 가득하다”고 말했다. 이 발언에 대해서도 비판이 일자 가와무라 전 관방장관은 자신의 발언을 사죄하고 철회했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