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윌린 로사리오(한화)가 지난 16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kt와의 경기에서 6회 초 1사 주자 1, 3루에서 3연타석 홈런을 때리고 있다. 연합뉴스

올부터 스트라이크존 확대
5월까지 경기당 1.78개로 감소
이달엔 222개…경기당 2.41개
18일엔 5경기서 22개 쏟아져

날씨 더워져 투수 힘 잃고…
타자 경기 치를수록 감각 향상

6월 들어 홈런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며 타고투저로 돌아가고 있다.

22일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5경기에서는 19홈런이 터져 나왔다.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넥센-한화전에서는 양 팀이 무려 7개의 홈런을 주고받는 공방전 끝에 한화가 13-12로 역전승했다.

지난 18일에는 5경기에서 22홈런이 쏟아졌다. 한화의 윌린 로사리오는 16∼18일 8홈런을 쏘아올려 연속 3경기 최다 홈런 기록을 세웠고, KIA는 23일 NC전에서 홈런을 챙기면 팀 연속 경기(22경기) 홈런 기록을 다시 쓰게 된다.

5월까지와는 정반대 현상이다. 올해는 스트라이크존이 확대돼 시즌 초반 홈런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 5월까지 열린 254경기에서 451홈런이 나와 경기당 홈런 수는 1.78개였다. 2016년에는 5월까지 240경기에서 477홈런, 2015년에는 253경기에서 517홈런이 나왔다. 경기당으로는 2016년 1.99홈런, 2015년 2.04홈런이었다.

하지만 22일까지 6월에 열린 92경기에서 나온 홈런은 모두 222개에 이른다. 아직 6월이 1주일 넘게 남았는데도 3∼4월(223홈런), 5월(228홈런)의 홈런 수를 거의 따라잡았다. 6월 경기당 홈런은 2.41개로 이전 기간보다 0.63개나 증가했다.

이에 따라 시즌 전체 경기당 홈런 수는 최근 3년 수준을 거의 따라잡았다. 22일까지 올해 경기당 홈런은 1.95개. 2016년에는 6월까지 경기당 2.02홈런이었고, 2015년에는 2.06홈런, 2014년에는 2.02홈런이었다.

5월까지 이어졌던 투고타저가 이달 들어 타고투저로 바뀌고 있는 것은 다른 지표에서도 잘 드러난다. 평균 타율은 5월까지 0.276이었으나, 6월에는 0.298로 급등했다. 반면에 평균자책점은 5월까지 4.52를 유지했으나 6월에는 5.77로 높아졌다.

6월 들어 타고투저 현상이 나타나는 건 날씨가 더워지면서 투수들이 힘을 잃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투수들은 시즌을 치를수록 체력이 떨어져 구위가 떨어지는 경향이 있지만, 타자는 시즌을 치를수록 감각을 찾는다. 올 시즌 스트라이크존이 좁아졌지만 게임을 거듭하면서 타자들이 여기에 적응한 것도 홈런 양산, 타율 급증의 이유로 지목된다.

그리고 타격 기술이 홈런 생산에 최적화되고 있는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민훈기 스포TV 해설위원은 “메이저리그의 영향을 받아 국내에서도 예전보다 타구를 조금 더 띄우는 스윙을 구사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비거리가 늘어나 홈런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성환 KBS N 해설위원은 “타자들의 타격 기술과 파워는 갈수록 향상되고 있지만, 투수들은 타자들의 발전 속도를 쫓아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성진 기자 threem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