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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서 경찰개혁위원장 인터뷰

“백남기씨 유족, 경찰 사과 수용
화해와 용서의 길 모색했으면”

“백남기 씨 유족들이 경찰청장 사과를 수용해 화해와 용서의 길을 모색했으면 합니다. 경찰은 앞으로 평화시위는 확실히 보장하되 불법행위에는 엄정히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지난 16일 출범한 경찰개혁위원회(경개위) 위원장으로 위촉된 박경서(78·사진) 위원장은 21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이철성 경찰청장이 백 씨 유족들을 직접 만나 사과할 뜻을 밝힌 데 대해 “백 씨 죽음과 관련, 유족들의 깊은 한을 충분히 이해하지만, 경찰이 진정성 있게 반성하고 사과한다면 이를 받아들여야 사회가 서로 양보하고 보듬는 분위기로 바뀔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유족들도 이 청장 사과에 진실성이 없다고 단언하기보다 앞으로 경찰이 반성하고 인권 존중을 위해 노력하는지 등을 지켜본 뒤 진정성을 판단해도 늦지 않다”며 “나도 원래 위원장직을 여러 번 고사했지만 취임 9일 전 ‘(백 씨와 유족들에게) 경찰을 대표해 공식사과하겠다’는 이 청장의 말을 듣고 일단 경찰을 믿어보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앞으로 집회현장에서 원칙적으로 물대포가 사라질 것이고, 이미 평화적인 집회·시위가 정착되는 과정”이라며 “다만 경찰이 불법행위에 대해선 법에 따라 엄정히 대처해야 공권력 위축을 방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박 위원장은 경찰이 검·경 수사권 조정을 지나치게 의식한다는 지적에는 “단지 경찰만의 문제로 보지 말고 상호 견제와 감시 원칙을 견지하는 선진국형 검·경을 구현하기 위해 우리나라 전체가 새 역사를 쓴다는 사명감을 갖고 수사권 조정을 추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박 위원장은 경개위 권고안이 구속력이 없다는 우려에 대해선 “유엔은 물론, 직접 창설을 주도한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안도 구속력은 없지만 그래서 더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경개위는 26일 3개 분과위가 모두 참여하는 전체회의를 열어 구체적 활동 계획 등을 확정할 예정이다. 박 위원장은 “국민과의 소통을 우선하고, 경찰의 개입이 철저히 배제된 독립성 있는 활동이 담보될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인권보호 분과위원장은 문경란 인권정책연구소 이사장, 수사개혁 분과위원장은 헌법학자인 김선택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자치경찰 분과위원장은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 지방자치경찰특별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한 양영철 제주대 행정학과 교수 등이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