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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훈련 축소’ 발언 관련
“개인 생각” 한발 물러섰지만
“특보로서 계속 의견 낼 뿐”

문정인(사진)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가 ‘한·미연합훈련 축소 가능성’ 등을 시사한 이른바 ‘워싱턴 발언’에 따른 야당의 경질론 제기와 관련해 자신은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사람이 아니다”고 언급하면서도 “나는 특보로서 계속 의견을 낼 뿐”이라고 반박했다.

문 특보는 19일 뉴욕 맨해튼 아시아소사이어티에서 열린 ‘한반도 위기-한·미동맹의 의미’ 세미나에서 지난 16일 워싱턴에서 한 발언에 대해 “나는 정부에서 월급을 받는 사람도 아니고 정책 결정 라인에 있는 것도 아니다”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또 그는 “한국 미디어가 이 부분을 매우 헷갈리고 있다”며 “헷갈리지 말라”고 거듭 지적했다. 문 특보는 “한국에서 한·미연합훈련 축소를 민감하게 생각하는 분들이 있는데 협상이라는 건 주고받는 것”이라며 “양자가 협상한다는 것은 그런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발언은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와 한·미연합훈련을 축소할 수 있다’는 취지의 워싱턴 발언과 관련해 학자적 소신을 재확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문 특보는 “우리의 궁극적 목표는 한반도의 비핵화이고, 핵 동결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그는 한·미연합훈련 축소는 2010년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사건 이후 전개된 미군 전략무기를 이전 수준으로 돌리자는 뜻이라며, 북한의 비핵화를 조건으로 한·미가 한발 물러나는 식으로 협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방문 가능성에 대해서는 “주변 여건이 된다면 모를까 지금은 그럴 상황은 아니다”며 선을 그었다. 문 특보는 전일 청와대가 워싱턴 발언에 대해 경고한 것에 대해서 자신의 발언이 문재인 정부의 기조로 해석되는 것에 경계감을 드러냈다. 연세대 특임 명예교수인 그는 “교수로서 개인 생각일 뿐, 문재인 정부의 생각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한 질문자가 ‘특보(Special Advisor)’라고 호칭하자 “특보가 아닌 교수로 불러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문 특보의 워싱턴 발언에 대해 아사히(朝日)신문은 20일 “미·일과 사전에 논의되지 않은 것이었으며, 미·일 정부는 한국에 새로운 대북 정책의 진의를 묻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