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업계 4차혁명 서비스 경쟁
규제 매몰되며 대응 전전긍긍

인위적 이동통신 요금인하 이슈가 불거지며 이통 업계 서비스 경쟁이 멈춰 섰다. 특히 이통사들은 5세대(G) 네트워크,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 기술 경쟁을 벌여야 하는 시기임에도 불구, ‘그곳에 투자할 돈 아껴서 통신비나 낮추라’는 여론의 ‘정’을 맞을까 전전긍긍하는 모양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합병 논란 당시 서비스 경쟁이 ‘올스톱’된 상황과 비슷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통사들은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서 인위적 요금인하 이슈가 터진 이후 바짝 몸을 낮춘 상태다. 해당 이슈가 불거지기 전 제로레이팅, 배터리 절감기술(C-DRX), 네트워크 고도화 등을 놓고 경쟁을 벌였던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통사 관계자는 “이통은 규제 리스크가 매우 높아 규제 이슈가 불거지면 기업의 모든 역량을 집중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실제 SK텔레콤이 올해 3월 증강현실(AR) 게임 포켓몬고 제작사 나이언틱과 협력해 게임 이용 시 데이터 사용료를 받지 않는 ‘제로레이팅’을 시도한 이후 알뜰폰 업체 CJ헬로비전이 KT의 내비게이션 KT내비 이용 시 데이터 사용료를 받지 않겠다고 나서는 등 확산될 조짐을 보였으나 인위적 요금인하 이슈 이후 수면 아래로 내려간 상태다.

배터리 절감기술과 네트워크 고도화도 이통사들의 경쟁 포인트였다. 4월 KT가 네트워크 최적화를 통해 배터리 사용시간을 최대 45% 늘리는 기술의 전국망 적용을 발표하자 SK텔레콤은 롱텀에볼루션(LTE) 주파수 5개를 묶어 데이터 전송 속도를 높이는 5밴드 주파수 집성기술(CA)을 선보이며 반격에 나섰다. 해당 기술을 적용하면 초기 LTE의 9배 속도인 700Mbps급 다운로드 속도가 가능하다.

특히 올해가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합병 이슈로 찬반이 갈려 ‘아무 일도 없었던 해’라는 불명예로 기록된 지난해의 재탕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이통사들은 합병 이슈에 매몰돼 서비스 경쟁에 소홀했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