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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행정관에 이어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까지 여성 비하 논란에 휘말리면서 정치권 안팎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여성 의원들은 유독 침묵으로 일관, 씁쓸함을 자아내고 있다.

안 후보자가 2016년 11월 펴낸 저서 ‘남자란 무엇인가’의 내용이 전해진 뒤 각 당은 한목소리로 비판을 쏟아냈다. 인사청문회 정국에서 사사건건 여권에 각을 세우고 있는 자유한국당뿐 아니라 청와대와 민주당의 ‘특급 도우미’ 역할을 해 온 정의당도 14일 대변인 논평을 통해 “안 후보자가 성매매를 합리화하며 저열한 성 인식을 드러내 무척 실망스럽다”며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임명 재고를 촉구했다.

야당과 여성단체 등의 비판의 초점은 전반적인 인권 신장과 개혁을 이끌어야 할 법무부 장관으로 안 후보자가 적임자냐에 맞춰졌다. 안 후보자의 저서가 발간된 지 반년이 조금 넘은 데다, 이 밖에 언론 기고문 등에서도 안 후보자의 인식 수준을 의심케 하는 대목이 적지 않다는 점도 비판을 증폭시키고 있다. 이런 점에서 민주당 여성의원들의 침묵은 유감스럽다. 그들은 과거 다른 당 인사들이 여성 비하나 성 추문에 휩싸였을 때 누구보다 앞장서서 비판을 쏟아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19대 대선 당시 홍준표 한국당 후보의 ‘돼지 흥분제’ 파문에 대해 민주당 국민주권선거대책위원회 여성본부는 “홍 후보는 대통령은 물론 공직 무자격자”라며 비판했다.

민주당 여성의원들은 이번 논란에 대해 어떤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아직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이들이 ‘대통령 직속 성 평등위원회 설치’ ‘내각의 30% 여성 기용’ 등 문재인 정부의 성평등 공약을 이행할 국정의 동반자 자격이 있는지 의심을 거두기 어렵다.

박효목 정치부 기자 soarup6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