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도적 사이즈’ 중국 장강 한가운데로… 크루즈 타고 ‘세 개의 협곡’ 훑는다[박경일기자의 여행]](http://image.munhwa.com/gen_thumb/202405/2024050201032412048001_300.jpg?v=20240503050742)
우리나라는 은퇴를 기대하기보다 걱정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 수십 년이라는 긴 노후를 앞두고 준비해 놓은 것이 너무 부족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노후를 먼 이국으로 떠나는 긴 여행이라고 한번 생각해 보자. 비행부터 숙박, 식사, 생활 등 모든 것이 불안하겠지만 막연한 걱정보다는 여행가방 속에 필요한 물건들을 차근차근 넣어보는 게 더 도움이 될 것이다. 이때 노후의 여행가방을 채우는 기준이 바로 다섯 가지의 ‘F’다.
먼저 노후에 가장 필요한 것이자 걱정거리로 돈(Finance)을 꼽을 수 있다. 정기적으로 들어오던 소득이 은퇴와 함께 중단되기 때문이다. 자녀를 모두 독립시키고 부부 둘이서만 살아간다 해도 적정생활비 기준 매월 200만 원 이상을 몇 십 년간 확보하기란 쉽지 않다. 따라서 은퇴하기 전에 국민연금, 개인연금, 퇴직연금, 저축, 부동산 등을 통해 노후에 쓸 돈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
건강(Fitness)은 나이가 들수록 더 중요해지는 항목이다. ‘진짜 재산은 건강(Health is real wealth)’이라는 말처럼 아무리 재산이 많아도 건강하지 못하면 노후를 즐겁게 보내기 어렵다. 심지어 병으로 자리를 보전하게 된다면 배우자와 가족까지도 고된 생활을 할 수 있다. 노후에도 건강을 유지하려면 건강할 때, 젊을 때부터 관리할 필요가 있다.
노후 소득의 필요성이 커지고 고령층이 건강해지면서 은퇴 후에도 새로운 일(Field)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소득을 위한 생계형도 많지만, 젊은 시절 전공을 살리거나 반대로 그동안 하고 싶었던 새로운 일에 도전할 수도 있다. 자신 있는 분야가 없다고 하더라도 노후를 새로운 것을 배우는 시간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60대에 은퇴해 90세까지 산다면 30년간 약 10만 시간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일뿐 아니라 나만의 즐길거리(Fun)도 적극적으로 갖출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이처럼 건강하고 즐거운 노후를 함께할 친구(Friend)가 필요하다. 나이가 들수록 남는 것은 결국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사람은 배우자, 그다음이 가족이다.
은퇴 전부터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시간을 공유하며 자기만 내세우기보다 서로 양보하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 누구든 피할 수 없는 은퇴라면 즐길 수 있도록 5F를 미리 준비해 보자. 내게 모자란 부분이 있다면 지금부터라도 챙기면 된다. 5F가 행복한 노후를 만드는 데 좋은 이정표가 돼 줄 것이다.
최성환 한화생명 은퇴연구소장
고려대 국제대학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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