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지도 남한 지형정보에
무인기 촬영정보 합쳐 작성
전쟁시 이동표적 위치 전송

군 당국과 군사전문가들은 북한이 무인기를 보내 후방지역인 경북 성주골프장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포대를 공중 촬영한 목적은 유사시 포병부대의 정밀타격에 필수적인 3차원 군사지도를 확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분석했다. 위성을 보유하지 못한 북한은 단순 정찰이나 무기탑재 공격용보다는 3차원 지도 작성과 더불어 전쟁 발발 시 이동표적 위치정보를 전송할 동영상을 촬영하는 일종의 ‘북한판 C4I(전술지휘통제자동화체계)’ 차원에서 무인기를 전략적으로 운용한다는 것이다.

14일 군 당국에 따르면 한·미와 달리 인공위성이 없는 북한군은 무인기를 활용해 사드 포대 등 군사시설 정밀타격을 위해 3차원 군사지도를 작성하는 것으로 보인다. 군 고위 관계자는 “3차원 지도 확보 외에 전쟁 발발 시 이동표적물을 타격하기 위해 포병부대 등에 실시간 동영상을 전송하는 목적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3차원 군사지도는 지형정보와 위성정보를 합쳐 작성한다”며 “북한군은 구글 지도를 바탕으로 한 한국 지형정보와 무인기 촬영 지형정보를 합쳐 3차원 군사지도를 작성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북한군은 전방부대에서 무인기 400여 대를 상시 운용하고 있다.

홍성민 안보정책네트웍스 대표는 북한 무인기가 대거 발견된 2014년 당시 ‘북한의 무인기 침투 도발로 드러난 김정은의 2015 통일대전의 실체’ 연구보고서에서 “북한 무인기가 촬영한 영상이나 동영상은 북한지역 또는 전진 중인 기계화부대 및 포병부대에 직접 전송되거나 이동표적 인근에 사전 침투해 중계소 역할을 하는 북한 특수전 부대의 무선통신을 통해 전송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방사포와 미사일 등 화력을 정교하게 유도하거나 사격제원을 교정하는 데 쓰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북한은 무인기를 활용해 전시에 공격개시 사격과 연계해 김포·문산·동두천·포천·화천·인제·강릉 등 7개 군사 축선의 기동부대 이동에 앞서 한국군 지역을 정찰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합동참모본부는 13일 “지난 9일 강원도 인제에서 추락한 채 발견된 북한에서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무인기에서 회수된 64GB(기가바이트) 메모리 용량의 일본제 소니 DSLT 카메라에 담긴 수백 장의 공중 촬영 사진 속에 성주 사드 포대 사진 10여 장이 들어 있었다”고 밝혔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