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재정동향 발표

올 1∼4월 국세수입이 전년동기대비 8조4000억 원 증가했다. 국세수입이 정부 전망치보다 더 걷히는 현상이 2년 연속 이어지면서 세입이 확정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이를 재원으로 ‘가불(假拂)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하는 사례가 2년째 이어지고 있다. 세수 증가가 구조적으로 지속할 가능성이 크지 않은 데다, 국가 재정 형편을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기금 등 사회보장성기금을 뺀 것)는 여전히 적자 상태여서 확장적 재정운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3일 기획재정부가 내놓은 ‘월간 재정동향’(2017년 6월)을 보면, 올 1∼4월 누계 국세수입은 105조3000억 원으로 전년동기대비 8조4000억 원 더 걷혔다. 올해 예산을 편성할 때 전망한 국세수입 전망치(242조3000억 원) 대비 진도율(목표액 대비 실제 징수액의 비율)도 43.5%로 전년동기대비 1.8% 높아졌다.

올 1∼4월 전년동기대비 법인세 3조4000억 원, 부가가치세 1조7000억 원, 소득세 1조1000억 원 등이 각각 더 걷혔다. 현 추세가 이어지면 올해 연간 국세수입은 지난해보다 10조 원 이상 더 걷힐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국세수입 호조는 세금이 예상보다 잘 걷히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조세 당국의 국세수입 예측 능력이 매우 떨어진다는 의미도 된다. 기재부가 내놓은 올해 국세수입 전망치(242조3000억 원)는 지난해 국세수입 실징수액(242조6000억 원)보다 3000억 원이 적다. 경제는 성장하는데 국세수입은 오히려 줄 것이라고 내다본 것이다.

국세수입은 예상보다 좋지만 나라 살림 수지는 여전히 적자다. 올 1∼4월 통합재정수지는 13조 원 흑자였지만, 실질적인 나라 살림의 상태를 나타내는 관리재정수지는 5조 원 적자였다. 익명을 요구한 재정 전문가는 “나라 살림이 적자인데, 국세수입이 예상보다 더 걷힌다고 마치 가욋돈이라도 생긴 것처럼 추경 편성에 나서는 게 과연 옳은 일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