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콧 스나이더 포브스 기고
“韓美동맹 걸림돌 될 수밖에”

“강대국에 낀 韓입장 존중해야”
NYT 사설, 트럼프에 당부

한반도 전문가인 스콧 스나이더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이 12일 문재인 정부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결정을 번복한다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한미군을 철수할 수 있는 명분을 갖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이날 경제전문지 포브스 기고문에서 “(사드 배치 결정 번복으로) 한국이 미군 보호에 필요한 조치를 막는다는 인식이 형성되면 주한미군 지원에 대한 미국 내 여론이 급속히 악화될 것이며, 이는 잠재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주한미군 철수를 위한 구실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스나이더 연구원은 “한국의 미사일방어 능력은 북한 미사일 기술 진전을 저지하기에는 너무 느리게 발전하고 있다”면서 “사드 배치 무산은 한·미 동맹의 걸림돌이 될 것이며 북한·중국 이익만 증대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사드 배치 결정 번복은 중국 압력에 굴복하는 것이며, 앞으로 중국은 한국에 불만이 있을 때마다 더 강한 압박을 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강대국 사이에 낀 한국’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6월 말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강대국인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협공받는(pincered) 처지인 문 대통령의 미묘한 입장을 존중하고 사드 배치를 너무 강하게 압박하지 않는 게 현명하다”면서 트럼프 행정부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NYT는 “문 대통령은 옆집 독재자(북한)에게 위협받는 상황”이라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사드 문제에 있어서 한국 입장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또 “채찍만으로는 북한을 막지 못한다”면서 “지금 필요한 것은 대북 협상을 추구하는 문 대통령 뒤에서 한·미·중이 단일 대오를 갖추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해 트럼프 캠프의 외교자문역을 맡았던 리처드 하스 CFR 회장은 이날 포린 어페어스 기고문에서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복귀시키는 것뿐 아니라 이후 방안도 마련해야 하는데, 북한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동결하는 중간 합의를 먼저 이끌어낸 뒤 북한 위협을 완전히 제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선(先)핵동결·후(後)비핵화라는 2단계 북핵 해법을 제안했다.

워싱턴=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