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교육의 혼란 반복과 퇴행(退行) 우려가 더 커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좌파 포퓰리즘’을 주도했던 친(親)전교조 성향의 김상곤(68) 전 경기도교육감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로 11일 공식 지명했기 때문이다. 지난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 공동선대본부장을 지내며 교육 공약의 틀을 짠 것으로 알려진 김 지명자가 취임하게 된다면, 외국어고·국제고·자율형사립고 등의 폐지, 수능 절대평가 확대, 전국 국공립대 공동 운영 등 ‘반(反)경쟁’ 기조가 확연한 공약들을 그대로 밀어붙일 개연성이 크다.

김 지명자가 2009~2014년 경기도교육감 재임 당시 처음 도입해 전국으로 확산된 포퓰리즘 정책의 대표적인 예 중의 하나가 전면 무상급식이다. 교육 환경 개선을 비롯해 시급하고 절실한 분야의 예산을 ‘묻지 마’식 공짜 급식으로 돌리는 것은 결코 서둘 일이 아니라는 교육계 안팎의 지적에 아랑곳하지 않은 부작용이 현재진행형이다. 체벌 금지와 복장 자율화 등이 핵심인 학생인권조례 제정도 악(惡)선례이긴 마찬가지다. 학생이 교사에 대한 욕설과 폭행조차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기에 이른 교권(敎權) 붕괴의 참담한 현실이 이와 무관할 리 없다. 학생의 학교폭력 사실을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하도록 한 교육부 지침마저 ‘학생 인권 침해’ 운운하며 거부했던 사실 등과 함께, 제도적으로도 ‘학생 인권’을 앞세워 교권 추락을 더 부추긴 결과인 셈이다.

그는 전교조의 일탈도 감싸 왔다. 2010년 민주노동당에 가입해 당비와 후원금을 낸 혐의로 기소된 전교조 교사에 대한 교육부 중징계 지침을 안 따르고 경징계로 낮춰 준 일이 있다. 김 지명자의 1992년 박사학위 논문 표절 의혹에 대해 서울대 연구진실성위원회는 지난해 윤리 위반 정도가 경미한 ‘연구 부적절 행위’로 판정했으나, 민간단체 연구진실성검증센터는 “1983년의 일본 논문 ‘소련의 노동내용론’ 내용을 그대로 옮긴 것”이라고 주장한다.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검증할 사안이 더 있겠지만, 그가 ‘평둔화(平鈍化)’라면 몰라도 교육 경쟁력 강화에 적임(適任)이라고 볼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