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의정부시가 지난 10일 마련한 ‘미(美)2사단 창설 100주년 기념 콘서트’가 파행(跛行)으로 끝났다. 민주노총·노동당 중심으로 반대 운동이 벌어지고, 협박성 전화와 악성 댓글이 쏟아지자, 공연 예정이었던 인순이 등 유명 가수들이 불참하거나 무대에 올라 노래 대신 사과만 하고 내려온 것이다. 반대 이유는 13일 ‘효순·미선 양 15주기’를 앞두고 이런 공연을 할 필요 있느냐는 것이었다.

효순·미선 양 사고는 매우 불행하고 안타까운 일이지만 훈련 중 발생한 교통사고였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당시 추모제를 가장 먼저 연 것도 미군이었다. 미 2사단은 6·25 참전부대로서, 북한 남침에 대비해 미군의 자동 참전을 보장하는 ‘인계철선’ 역할을 하며 한국에 주둔해 왔다. 6·25 당시 군우리 전투에서 병력 3분의 1을 잃은 적이 있으며, 1965∼1992년 비무장지대 경비 임무 중 북한군과의 교전으로 전사한 장병도 수십 명에 이른다. 토머스 밴달 미 8군 사령관 등도 참석한 가운데 이런 헌신에 감사를 표하려던 행사 취지가 퇴색되고 말았다. 행사 반대 측은 15년 전 불행한 사건을 헤집어 한·미 동맹을 훼방하는 효과를 거뒀다.

그러지 않아도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촛불 민심’이라며 사드 철회와 미군 철수 등을 외치는 반미·친북(反美親北) 단체들의 선동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또 전시작전권 조기 전환을 주장해 오던 송영무 전 해군참모총장이 국방장관 후보로 지명됐다. 최근 한·미 갈등은 과거와는 차원이 다르다. 정부가 중심을 잡지 않으면 심각한 상황으로 비화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