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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가격 차이가 주요 원인
가입률도 수도권 편중 심화

은퇴 후 생활자금으로 주목받고 있는 주택연금이 지역 간 수급액 격차가 두 배가량 나면서 소득불균형이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신휘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전문연구원은 12일 보건복지포럼에 게재한 ‘주택연금제도 활성화를 위한 정책과제’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지난 3월 말 기준 주택연금의 월평균 지급금은 지역별로 45만∼128만 원으로 큰 차이를 보였다. 월평균 지급액을 보면 서울 128만 원·경기 101만 원이지만, 전북 51만 원·전남 45만 원 등으로 수도권과 다른 지역 간의 금액 차이가 컸다.

전국 평균인 98만 원을 웃도는 지역은 서울과 경기 단 두 곳에 그쳤다. 이 같은 격차는 가입자들이 선택한 연금 지급 방식의 영향도 일정 부분 있으나, 대부분 종신형 연금을 선호하는 경향을 볼 때 지역별 주택가격 차이 때문이라는 게 오 연구원의 분석이다. 실제 서울의 평균 주택가격은 3억8100만 원에 달하지만, 전남은 1억1400만 원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현재 주택연금제도는 수도권 편중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3월 말 기준 서울·경기·인천의 가입자 비율은 71.7%에 달하지만, 부산(7.3%)을 제외한 수도권 외의 지역은 모두 5% 미만의 가입률에 그치고 있다. 세종 0.1%, 제주 0.3%, 전남 0.8%에 불과하다.

또 대도시에 거주하는 노인이라고 해도 이 중 일부는 주택연금 혜택을 받기 어렵다. 수도권과 광역시에 거주하는 80세 이상 연령군은 주택의 자가점유율이 다른 연령군에 비해 크게 떨어져 주택연금제도를 이용하지 못하는 비율이 40% 이상이 될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에 도지역에 거주하는 80세 이상 연령군의 주택 자가점유율은 수도권과 광역시에 거주하는 80세 이상 연령군에 비해 높았고 도지역 거주 가구의 다른 연령군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오 연구원은 이 같은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가입자 확대에 대한 우선순위 설정 △비수도권 거주자나 미가입 연령층 가입 확대 △우대형 주택연금 가입 요건의 개선 △종신형 주택연금 지급 방식 보완 △주택연금 설계서비스 제공 등을 제시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