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가 복지보다 우선… 재벌개혁 아닌 동반성장”

사회적대타협 통해 고용창출
양극화·격차 해소 추진 핵심

‘光州형 일자리’ 실행안 참고
정부와 勞使 함께 합의 도출

재벌개혁 자체가 목적 아니라
기업의 성장 생태계 복원 추구

문재인 대통령이 ‘6·10 민주항쟁 30주년 기념식’에서 사회적 대타협을 통한 ‘경제민주주의’를 국정운영 철학의 하나로 제시하면서 그 내용과 실현 방안에 관심이 쏠린다.

문 대통령의 청와대 참모와 여권 주요 인사들은 12일 이와 관련,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일자리 만들기가 복지보다 더 우선적 정책이라는 원칙 아래 사회적 대타협을 통해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이를 통해 양극화와 격차를 해소해 나간다는 게 문 대통령의 경제민주주의 철학의 요체”라고 입을 모았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복지가 2차적인 분배라면 1차적인 분배는 당연히 일자리”라면서 “일자리가 복지보다 더 우선적인 정책”이라고 말했다. 이는 일자리가 만들어져 근로자의 소득이 늘어나면 내수가 활성화하고 이는 결국 기업과 경제의 성장으로 이어지게 된다는 문 대통령의 소득주도성장론이나 국민성장론과 맥이 닿아 있다.

앞서 문 대통령도 대선 후보 시절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기본적으로 일자리는 민간에서 만드는 게 맞는다”면서 “다만 기업이 현재 일자리를 늘리는 데 실패한 만큼 정부와 공공부문이 노력해 일자리 문제의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문화일보 4월 12일자 1·4면 참조)

문 대통령은 일자리 창출을 위한 구체적인 실행 방안과 관련, 사회적 대타협을 토대로 삼고 있는 ‘광주형 일자리’를 참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형 일자리’란 청년실업과 고용절벽이 심각한 상황에서 지방정부인 광주시가 적극적으로 나서 노사 등 경제 주체가 함께 참여하는 테이블을 만들어내고 ‘적정임금의 일자리와 기업의 투자를 교환하는’ 합의를 이끌어낸 것을 말한다.

청와대의 한 참모는 “광주형 일자리는 지방모델이지만 발전시키면 전국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일자리위원회와는 별개로 정부와 모든 경제 주체들이 동등하게 참여하는 사회적대타협위원회 같은 기구가 곧 출범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제민주주의는 재벌 문제에 대해서도 기존 경제민주화와 다른 접근법을 갖고 있다. 청와대의 또 다른 경제 참모는 “재벌개혁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일자리 창출을 통해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동반성장하는 기업 생태계를 복원하는 게 최종적인 목적”이라고 밝혔다.

이 역시 문 대통령이 후보 시절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재벌개혁의 핵심은 동반성장 환경을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한 것과 궤를 같이한다. 여권의 또 다른 경제 전문가는 “문 대통령의 국민성장 개념은 일자리성장, 소득주도성장, 혁신주도성장, 재벌개혁과 동반성장이란 네 바퀴 성장의 축으로 요약된다”고 설명했다.

허민 선임기자 minski@munhwa.com, 김병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