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지난 3월 LH(한국토지주택공사) 청년소셜벤처 지원사업(2기)의 중부권 권역별 컨설팅에서 설병문 경남과학기술대 교수가 비즈니스 모델인 ‘건강성 진단’ 결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LH 제공

- 주목받는 LH ‘소셜벤처 창업지원’

청년 실업난에 2015년 도입
공익 부합 비즈니스 모델로
수익 창출 사회적 기업 육성

씨앗단계·새싹단계로 구분해
각 연차에 따라 맞춤형 교육
현재 2년간 17팀 뽑아 지원
사회 진출 땐 자금까지 제공

지난해 7월 대학을 휴학하고 창업을 고민하던 신지연(23) 씨는 공기업 소셜벤처 창업지원사업의 수혜자다. 신 씨는 또래 친구들이 취업을 위해 이력서를 쓰고 있을 때 과감하게 ‘창업의 길’을 선택했다. 신 씨의 창업아이템은 ‘유기견 털’이었다. 어릴 적부터 동물을 굉장히 좋아했던 신 씨는 휴학 직전 유기견보호소에서 봉사활동을 하면서 열악한 환경에 처한 버려진 개들을 주의깊게 돌보며 사업화를 결심했다.

기회는 의외로 빨리 왔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소셜벤처 창업지원사업에 도전하게 된 것이다.

신 씨는 지난해 9월 ‘유기견 털을 활용한 니들펠트(양모) 제품’을 창업아이템(팀명 라이팩트센터)으로 LH소셜벤처 지원사업에 지원, 선발됐다.

이미지 크게보기 LH(한국토지주택공사) 청년소셜벤처 지원사업(2기)에 선발된 팀들이 3월 18일 남부권 권역별 컨설팅에 참가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신 씨는 유기견 털 아이템은 구체화했으나 알레르기 문제, 비즈니스 모델 구축 등 난관에 봉착했다. 그러나 LH 소셜벤처 지원사업의 창업자금·교육·컨설팅을 받으며 하나하나 극복, 창업아이템을 구체화하는 데 성공했다. 신 씨는 현재 액세서리 브랜드 ‘멍냥공방’을 론칭하고 유기견 털로 만든 팔찌, 귀걸이를 제작하고 있다.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필요자금 목표액의 160%나 달성했다.

청년실업률이 11.2%(지난 4월 기준)로 사상 최고를 기록하면서 ‘청년 고용’이 최대 현안이 되고 있다. 정부와 기업 모두 청년 고용절벽 해소에 총력을 쏟고 있으나 ‘일자리 미스매칭’ 등으로 청년실업률은 떨어지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공기업들도 좋은 아이디어를 가진 청년들에게 기회를 주는 소셜벤처 등을 시행하면서 청년 고용 문제 해결에 전력을 쏟고 있다. 소셜벤처란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기반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기업이다.

12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공기업 중에서는 LH의 ‘소셜벤처 창업지원사업’이 주목을 받고 있다. 2010년부터 LH임대단지 주민을 중심으로 마을형 사회적기업 설립을 지원해 온 LH는 2015년 청년실업 문제 해결을 위해 청년 소셜벤처 지원에 들어갔다. 우수한 아이디어를 갖고 있지만 사업 자금 및 전문성, 경험 부족 등으로 창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년들 돕기에 나선 것이다.

LH 소셜벤처 지원사업에 선발된 팀은 1년차 씨앗단계, 2년차 새싹단계로 나뉘어 각각 연차가 올라갈 때마다 그 시기에 맞는 지원을 받게 된다. 씨앗단계에서는 창업을 성공적으로 시작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속가능한 사업을 위한 비즈니스 모델 교육과 아이디어에 사회적 가치를 더하는 소셜미션 교육을 한다. 또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위해 시장조사, 비즈니스 인프라 구축, 시제품 및 시범 서비스 출시에 초점을 맞춰 지원한다.

새싹단계에서는 사업의 성장을 위한 시범사업 운영과 동시에 제도권화, 정책연계, 성공사례 도출 단계로 진입을 유도한다. 일정 수준 이상의 성과를 내는 팀에 대해서는 추가 창업자금과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LH 소셜벤처 지원사업은 단계마다 엄격한 심사를 거쳐 최종 단계에까지 이르게 되면 사회적 기업으로의 진출을 위한 모든 준비를 마무리해 진짜 기업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현재 LH는 2015년에 선발된 2년차 새싹단계 3팀과 2016년에 선발된 1년차 씨앗단계 14팀을 지원하고 있다.

김순환 기자 s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