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총선 출구조사에서 보수당이 과반의석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나오고 총선 결과 역시 출구 조사 결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이번 총선 결과로 영국 정부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협상 역시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테리사 메이 총리는 조기 총선을 통해 의회 내 보수당 과반의석 수를 더 늘리고 이를 기반으로 브렉시트 협상 과정에서 협상력을 높이고자 했으나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달성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메이 총리는 지난 1월 브렉시트 계획과 비전이라는 연설에서 EU 단일시장을 떠나겠다는 이른바 하드 브렉시트를 선언한 바 있다. 하드 브렉시트란 단일시장 접근권을 포기하는 대가로 독자적 이민·국경 통제권,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권 등을 확보하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이번 총선 결과로 국내 브렉시트 반대론자들과의 협력이 불가피해졌으며 이는 가뜩이나 시간이 촉박한 EU와의 브렉시트 협상을 더욱 어렵게 만들 것으로 예상된다.

계획대로라면 영국은 오는 19일부터 EU와 2년 동안 브렉시트 탈퇴 관련 협상을 완료해야 한다. 보수당이 과반의석을 차지하지 못하면 메이 총리는 브렉시트 협상을 원활히 추진하기 위해서 무조건 야당들과 협력 관계를 구축해야 하는 입장이다. 하지만 노동당을 비롯한 대부분의 야당이 브렉시트 자체에 반대하는 입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는 험난한 여정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유회경 기자 yoolog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