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 비판에 첫 공식사죄
“文 검찰인사 위법측면 있다”

김동연엔 일자리정책 등 질문

문재인 정부의 초대 외교·헌법·경제 수장들이 7일 국회 인사청문회 자리에 나란히 선 가운데, 야권의 집중 공세를 받는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게 ‘5·18 민주화운동 관련자 사형 판결 경위 설명’ 이외에도 ‘특정 업무 경비 사용 내역 공개’ 주문이 쇄도했다. 김 후보자는 특히 사형 판결에 대해 “(당시) 주어진 실정법이 가진 한계를 넘기 어려웠다. 저는 재심 판결을 수용한다. 제 판결 결과로 지금까지 고통받는 사람께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사죄’했다. 김 후보자는 또 문재인 대통령이 단행한 검찰 인사를 둘러싼 적법 절차 논란에 대해 “위법한 측면이 있을 것 같다”고 답하기도 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에게는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정책 적절성 등 정책 위주의 질의가 이어졌다.

김 후보자는 이날 국회 헌재소장 인사청문특별위원회에서 “5·18은 저에게 굉장히 괴로운 역사였다. 사법연수원을 수료하고 당시 군 복무 중 법무관으로서 당시 그 네 분의 경찰관이 돌아가셨고 그분들 유가족의 슬픔과 아픔 이런 걸 참작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지금까지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죄송한 마음”이라고 했다.

김 후보자는 곽상도(자유한국당) 의원이 “이창재 (전) 법무부 차관에게는 사표를 제출하라고 통보하면서 특정인(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에게는 중앙지검장으로 가라고 하는 것은 위법한 것이냐 아니냐”고 묻자, “만약 (곽 의원이 말한) 전제대로라면 위법한 측면이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현행법에 따르면 검찰 인사는 검찰총장의 의견을 들어 법무부 장관이 제청하고 대통령이 하게 돼 있는데, 총장과 장관이 공석인 상황에서 누가 의견을 내고 제청했는지에 대한 지적이 나온 바 있다. 또 야당 측 특위 위원들은 특경비 사용 및 관용차 이용 내역 등 추가 자료를 이날 오전 중으로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앞서 김 후보자는 서면 질의 답변을 통해 공개를 거부했다. 김도읍(한국당) 의원은 “특경비는 청렴도와 도덕성을 가늠하는 중요한 잣대인데 사용 내역을 제출하라고 요구했음에도 안 됐다”며 “이 자료를 받지 않고 청문회를 한다는 것은 사실상 내실 있게 하지 않겠다는 것과 같다”고 비판했다.

같은 시간 열린 김동연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는 도덕성 검증보다는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정책의 적절성 등 정책 검증 위주의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유승민(바른정당) 의원은 이날 최근 문재인 정부가 추진 중인 공공 부문 일자리 81만 개 창출을 언급하며 “후보자는 예전에 칼럼을 통해 공무원 5000명을 뽑는데 23만 명이 지원하는 현실을 지적한 적이 있는데 이번 추경의 경우 사실상 공무원 일자리를 늘리는 일자리 추경인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는 “칼럼 내용은 공무원을 뽑는 것이 문제라는 것이 아니라 23만 명이 공무원에 몰리는 사회 보상 체계 문제를 지적한 것”이라고 답했다.

이후연·장병철·송유근 기자 leewh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