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금천·영등포 30% 불과

서울에서 중산층이 밀집한 지역에 거주하는 청년세대(20∼39세)의 종교를 가진 비율이 여타 지역보다 많게는 30%포인트 가까이 높게 나타났다. 또 전문직·사무직 등 화이트칼라 청년세대의 유(有)종교 비율도 직업이 없는 청년세대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았다.

서울시 산하 서울연구원이 발행하는 ‘서울사회학’ 최근호에 실린 변미리(서울연구원 연구원)·오세일(서강대 교수) 연구팀의 ‘청년세대, 피안은 어디인가 - 행복, 종교, 세대의 관계성 탐색’이란 논문은 실업률이 10%에 육박하는 서울 거주 청년세대의 ‘행복’과 ‘종교’의 관계를 분석했다. 매년 나오는 ‘서울서베이’의 조사를 바탕으로 한 논문에 따르면, 서울 전체에서 청년세대의 유종교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강남구(58.1%)로 10명 중 약 6명이 종교를 가지고 있었다. 송파구(53.6%)와 서초구(50.9%)를 포함해 이들 강남3구의 청년세대 유종교 비율은 50%를 웃돌았다. 반면에 금천구(38.5%), 관악구(35.2%), 영등포구(33.3%), 은평구(31.1%) 등은 전체 평균인 43%를 밑돌았다. 상대적으로 잘사는 지역의 유종교율이 높은 것이다.

유종교율이 높은 강남3구에서 개신교 신자는 32.8%로, 20%대에 머문 다른 지역보다 높았다. 전체적으로는 청년세대의 26.5%가 개신교 신자이고, 천주교(11.3%), 불교(4.8%) 순이었다. 유종교 비율을 남녀로 보면 남성이 39.4%, 여성이 46.2%로 6.8%포인트 차이가 났다. 중산층 지역에 사는 여성 청년층이 ‘종교 친화적’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직업별로는 전문직, 사무직 등 화이트칼라의 유종교 비율이 47∼44%로 상대적으로 앞섰고, 직업이 없는 청년세대의 34%보다는 10%포인트 이상 높았다.

청년세대의 삶의 행복감 정도는 종교와 어떤 관련성이 있을까. ‘△건강 △물질 △감정적인 측면에서 지원해줄 사회적 지원망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전체적으로 유종교인이 ‘있다’에 높은 비율로 답했다. 불교가 ‘건강’(85.6%)과 ‘물질’(66.0%)에서 가장 높았고, 천주교는 각각 82.7%, 60.8%, 개신교는 78.7%, 61.3%의 비율이었다. ‘감정’에선 개신교(76.4%), 천주교(77.8%), 불교(74.2%) 순이었다. 무종교인은 각각 78.3%, 61.1%, 75.5%로 나타났다.

변 연구원은 “강남·서초지역 청년들만을 대상으로 한 동일한 조사에선 개신교 신자의 평균이 가장 높았다”며 “청년세대의 종교와 지역적 특성의 연관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주관적 행복감 평균점수는 종교가 없는 청년세대의 행복점수 평균이 가장 낮았으며(7.17점, 10점 만점), 종교가 있는 청년들의 경우 불교(7.36점)가 개신교(7.29점)나 천주교(7.22점)를 믿는 청년에 비해 높았다.

엄주엽 선임기자 ejyeob@munhwa.com